삼 형제 중에서 둘째가 가장 정직하고 협동적이라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배경에는 위아래 다른 형제들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됐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사회학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 7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삼 형제 둘째가 남들과 협조하고 보다 정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여러 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자란 아이와 외동아이의 성격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성격 조사에 주로 동원되는 헥사코 모델(HEXACO model)을 이용해 71만797명 분량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헥사코는 정직 및 겸손(honesty-humility), 정서(emotionality), 외향성(extraversion), 협조(agreeable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을 알아보는 모델이다. 연구팀은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설문 참가자들에게 헥사코 모델에 입각한 성격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연상의 형 또는 누나나 연하의 남동생 및 여동생을 둔 가운데 아이는 정직과 겸손, 협조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항목의 점수는 가운데 아이, 막내, 큰아이, 외동 순으로 높았다.
조사 관계자는 "형제자매가 많을수록 정직함이나 겸허함, 협조성 점수가 올라가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형제자매의 여건이 사회·경제적 지위나 문화에 주는 영향도 살펴봤으나 여기서는 유의미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제나 자매가 많을수록 전원이 타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할 상황이 빈발하고 그 결과 협조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형제가 많아지면 거짓말이 쉽게 들통나기 때문에 더 정직해질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외동아이는 대체로 형제가 많은 사람들보다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향후 조사에서 들여다볼 방침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