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각류인 바티노무스(Bathynomus)의 신종이 확인됐다. 머리 부분이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등장인물 다스 베이더의 헬멧을 닮았다고 해서 바티노무스 바데리(Bathynomus vaderi)로 명명됐다.
베트남 하노이국립대학교 및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4일 국제 학술지 주키즈(zookeys)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바티노무스 류의 신종이 수산시장에서 우연히 발견됐다고 전했다.
바티노무스 바데리는 몸길이 약 33㎝, 무게 1㎏이 넘는 대형 등각류다. 지난 2022년 하노이대 연구팀 관계자가 베트남 어시장에서 식용 바티노무스 4마리를 구입했는데, 2마리의 생김새가 이상하다고 여겨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 조사한 끝에 신종임이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하노이대 수생생물 전문가 응우옌 탄 손 연구원은 "세계 각지의 심해에 서식하는 등각류 바티노무스의 신종이 동남아시아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바티노무스들은 해저에 가라앉은 생물의 사체를 먹어치우는 심해 청소부로, 이런 식성이 주변 생태계를 유지해 준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수산물 요리가 발달한 베트남에서는 최근 바티노무스 류가 인기 식자재로 떠올랐다. 일단 덩치가 커 살점이 많은 데다 바닷가재를 뛰어넘는 맛을 가졌다고 알려지면서 시장과 식당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응우옌 연구원은 "이전에 종종 바티노무스가 혼획되면 어부들이 버리거나 값싸게 팔았지만 2017년 이후 언론과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며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의 주요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생물로 판매하며 음식점 메뉴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티노무스 바데리는 아니지만 최대 3㎏ 나가는 커다란 바티노무스들이 최근 심각한 수준으로 남획되고 있다"며 "해양 생태계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심해 등각류는 연구 가치도 많아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