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로봇이 속도를 겨루는 마라톤 대회가 세계 최초로 개최된다. 로봇의 최신 이족보행 기술을 확인할 좋은 기회여서 대중은 물론 많은 학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중국 언론들은 23일 보도를 통해 오는 4월 인간과 로봇이 함께 달리는 하프 마라톤 대회(21㎞)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마라톤 마니아 총 1만2000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고도의 이족보행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도 대거 출전한다.

사람이 로봇과 함께 하는 마라톤은 세계 최초다. 베이징 다싱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주최측은 20개 넘는 기업으로부터 로봇 참가 신청을 받았다. 로봇은 최단 50㎝에서 최장 2m 키를 맞춰야 하며, 사람의 신체 구조를 본든 휴머노이드에 한해 참가가 가능하다.

4월에 열릴 로봇 마라톤에서 가장 주목받는 톈공. 프로 모델의 경우 키 173㎝, 무게 60㎏이며 시속 1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사진=엑스휴머노이드 공식 홈페이지>

또한 모든 로봇은 허리에서 발바닥까지 다리의 가동 범위가 최소 45㎝를 충족해야 한다. 이는 로봇이 안정적으로 걷거나 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다.

모든 로봇은 인공지능(AI) 탑재가 기본이다. 혼자 움직이는 완전 자율형 및 인간이 원격 조작하는 방식 모두 허용했다. 20㎞ 넘는 장거리를 달리는 만큼 경기 중 배터리 교체도 가능하다.

대회 관계자는 "인간과 로봇의 하프 마라톤은 스포츠와 로봇기술의 융합을 상징하는 획기적인 행사"라며 "고령화 사회나 출산율 저하 등 모든 국가가 겪는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에라의 스타트원 <사진=로봇에라 공식 홈페이지>

이어 "중국은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등 인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60세 이상 고령자가 총인구의 22%를 차지해 노동력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2023년 중국에 도입된 로봇은 세계 전체의 51%에 해당하는 27만6000대이며 공장 작업이나 고령자 케어 등에서 활약 중"이라고 덧붙였다.

자동화 및 로봇기술의 수준을 가늠하는 자리이기도 한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기종은 톈공(Tiangong)이다. 최신 기술이 접목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무려 시속 10㎞ 이상으로 약 30분간 충전 없이 달릴 수 있다. 지난해 하프 마라톤 도중에 출전, 사람과 나란히 달린 톈공은 이번에는 21㎞ 하프코스 완주에 첫 도전한다.

중국의 앞선 기술을 보여주는 로봇은 또 있다. 칭화대학교 로봇공학자들이 2023년 8월 설립한 휴머노이드 기업 로봇에라(ROBOTERA)의 스타트원(STAR1)은 운동화를 착용하고 고비사막을 최고 시속 약 12.9㎞로 질주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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