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폐 속에서 그간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세포가 발견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연구팀은 3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건강한 사람의 폐 속에서 미지의 호흡기도분비세포(respiratory airway secretory cell, RAS세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새 RAS세포는 기관지에서 발견됐다. 기관지는 좌우의 폐 속으로 분기되며 끝부분인 허파꽈리(폐포)에서 혈중 이산화탄소와 산소가 교환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RAS 세포는 폐 기능 유지에 아주 중요한 기관지에서 특정됐다”며 “채취된 폐 조직 샘플의 유전자 해석 도중 우연히 발견된 이 세포를 연구하면 흡연 관련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폐로 연결되는 기관지 분기점에서 미지의 세포가 발견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의 이런 기대는 새 RAS세포의 변환 능력에서 비롯됐다. 배양을 거치면 어떤 형태로든 변화하는 줄기세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손상된 폐포를 복구하는 특정 세포로 바꿀 수 있다면 폐질환 치료의 성공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고 봤다.

연구팀에 따르면 RAS 세포의 역할은 주로 두 가지다. 하나는 분자를 분비해 기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막고 폐가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유지한다. 다른 하나는 II형 폐포상피세포의 전구세포 역할이다. II형 폐포상피세포는 화학물질을 분비해 폐포의 손상을 복구한다.

실험 관계자는 “RAS세포는 조건적 전구체에 해당한다. 전구세포로 작용하는 것 외에 기도 유지도 담당하기 때문”이라며 “이 세포는 폐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같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의 새 치료법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RAS세포(왼쪽)는 배양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II형 폐포상피세포로 변환된다. <사진=펜실베이니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COPD는 폐기도 염증으로 인한 질병의 총칭이다. 주로 흡연이나 대기오염이 촉발한다. 기도가 염증을 일으키면 폐는 산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없게 돼 호흡이 힘들어진다. 폐포가 완전히 파괴되는 폐기종이나 심한 기침과 가래를 동반하는 만성기관지염에 이를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300만명 이상이 COPD로 사망한다.

연구팀은 RAS세포를 연구하면 COPD의 임시방편에 불과한 항염증제나 산소치료를 뛰어넘는 치료법 또는 접근법을 파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RAS세포가 만능은 아니며,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울 경우 RAS세포조차 파괴될 것으로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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