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초의 공룡이 아마존 밀림에서 탄생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공룡 화석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짐바브웨 등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약 2억3000만 년 전 샘플들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박사과정 조엘 히스 연구원은 3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대학 공식 채널에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23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원은 공룡이 최초로 지구에 탄생한 장소를 특정하기 위해 조사를 벌여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짐바브웨 모두 곤드와나 초대륙의 일부였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에 특히 주목했다.

곤드와나는 태고의 지구 남반구에 퍼져 있던 거대한 대륙으로 많은 생물이 번성했다. 약 2억~1억8000만 년 시점에서 쪼개져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호주, 남극대륙으로 각각 분리됐다. 많은 학자들은 최초의 공룡이 이곳 어딘가에서 탄생했다고 추측한다.

현재의 지구 남반구를 구성하는 곤드와나는 생물 다양성이 뛰어났다. <사진=pixabay>

조엘 히스 연구원은 "에오랍토르와 헤레라사우루스, 코엘로피시스, 에오드로마이우스 등 초기 공룡의 화석은 상당한 다양성이 보인다"며 "이는 2억3000만 년 전의 공룡은 이미 어느 정도 진화를 이뤘고, 진정한 의미의 최초의 공룡은 이전 시대에 탄생했다는 의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룡은 여러 방면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화석 기록에는 큰 공백이 있어 기원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며 "학계의 오랜 수수께끼를 해명하기 위해 동원한 것은 통계학"이라고 덧붙였다.

초기 공룡의 종류나 공룡의 진화, 이동 경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을 토대로 설정한 진화 계통 및 당시 지리 정보 등을 바탕으로 추측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 떠오른 새로운 가설은 공룡의 진짜 고향이 곤드와나 대륙의 적도 서부라는 것이다. 여기서 탄생한 최초의 공룡이 곤드와나 남부와 그 북쪽 로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했다는 게 조엘 히스 연구원의 결론이다.

지구상을 누빈 공룡의 기원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pixabay>

그는 "곤드와나 대륙의 적도는 오래된 공룡 화석이 발굴되는 대륙 남부와 그 북쪽에 위치하고 근연종 화석이 다수 발견되는 로라시아 대륙의 중간"이라며 "안타깝게도 해당 지역에서는 공룡 화석이 거의 발굴되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가 맞는다면 향후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아직 이 지역에서 초기 공룡 화석이 나오지 않은 것은 파충류 친척에 비해 최초의 공룡 수가 압도적으로 적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해당 동물에는 몸길이 10m가 넘는 악어 조상이나 전투기 같은 거구로 하늘을 비행한 익룡류 등이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초기 공룡은 몸길이가 닭이나 개 정도로 작고 대부분 이족보행이며 고기나 식물을 먹는 잡식성이었다고 여겨진다. 이런 공룡이 지상의 왕자가 된 계기는 2억1000만 년 전 대규모 화산 폭발로 생각된다. 이 분화로 많은 파충류의 동료가 멸종한 반면 살아남은 공룡들이 패권을 잡았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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