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드라마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가 후지TV로부터 퇴짜를 맞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후지TV는 국민 아이돌 그룹 스맙(SMAP) 출신 방송인 나카이 마사히로(52)의 성추문 사태로 최근 회장과 사장이 사퇴하는 혼란을 겪었다.

10일 일본 주간지 플래시에 따르면, '고독한 미식가'는 제작 단계에서 후지TV 간부 회의에서 퇴짜를 맞고 테레비도쿄에서 방송을 결정했다.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61)를 기용한 테레비도쿄는 2012년 시즌 1을 내보냈고, 무려 13년째 인기리에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고독한 미식가'는 일본 만화가 쿠스미 마사유키(66)가 원작자다. 작화는 고 타니구치 지로가 담당했다. 만화가 후지산케이그룹 출판사 후소샤의 '주간 SPA!'에 연재된 관계로 드라마 제안도 애초에 후지TV에 전해졌다.

테레비도쿄의 장수 효자 프로그램 '고독한 미식가'. 당초 후지TV 편성을 목표로 했다. <사진=테레비도쿄 공식 홈페이지>

당시 후지TV 고위 인사들은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의 제작 방향이 방송국 컬러와 맞지 않는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아저씨가 밥집을 돌아다니는 설정이 진부하고 매력적인 요소도 전무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사실이 13년 만에 알려지면서 '고독한 미식가' 마니아들은 오히려 안도했다. 한 팬은 "후지TV가 편성했다면 '고독한 미식가'가 이렇게까지 히트하지 않았을 거다. 테레비도쿄라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한 시청자는 "만약 후지TV였다면 스타 배우로 도배했을 것"이라며 "원작 분위기는 깡그리 무시하고 연애 코드를 심는 등 해괴한 짓을 했을 게 빤하다"고 말했다.

이달 27일 시작하는 넷플릭스의 '미친맛집: 친구의 맛집'

마츠시게 유타카의 한결같은 연기와 친숙한 전개, 한국 로케이션 등으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고독한 미식가'는 연말 스페셜 편성과 스핀오프, 확장판 '저마다의 고독한 미식가' 등으로 진화했다.

지난달 일본에서는 극장판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공개(한국은 3월 개봉)됐고 이달 말부터는 마츠시게 유타카와 가수 성시경이 한일 양국 맛집을 탐방하는 '미친 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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