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학물질로 통하는 유기불소화합물(PFAS)을 분해하는 세균이 발견됐다. 프라이팬 코팅제 등 생활용품에 널리 사용되는 PFAS는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체내에 축적되는 골치 아픈 화합물이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포르투갈의 오염된 공업지대에서 PFAS를 분해하는 세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라브리스 포르투칼렌시스(Labrys portucalensis) F11(F11주)로 명명된 이 세균은 PFAS의 단단한 화학 결합을 끊어내고 부산물의 일부를 분해한다.

PFAS는 종류가 다양하며, 조리할 음식이 눌어붙지 않도록 프라이팬을 코팅할 때도 쓴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탄소와 불소 원자의 결합이 강력한 PFAS는 물이나 기름을 튕겨 화학적으로 안정돼 방수 스프레이나 테프론 가공물 등으로 사용돼 왔다"며 "1만 종류 이상의 PFAS 중에는 유해한 것도 있기 때문에 현재는 세계적으로 사용을 규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F11 균주의 대사물을 분석한 결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의 경우 100일 동안 90% 이상의 결합이 절단됐다"며 "F11주는 세균이 뭔가 분해할 때 생기는 대사물까지 불소를 검출할 수 없는 수준까지 분해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세균의 대사물까지 분해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서 F11주는 영원한 화학물질을 처리할 기대주임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공업지대 등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세균이 살아남기 위해 화학물질을 섭취하도록 진화한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F11주의 능력이 오염된 환경에서 살기 위해 적응한 결과라고 봤다. 실제로 일부 세균이 오염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주위의 물질을 먹이로 이용하도록 적응했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F11주가 발견된 곳은 화학물질 오염이 심각한 포르투갈의 공업지대"라며 "PFAS는 결코 맛있는 먹이가 아니지만 F11주는 이를 통해 에너지를 만드는 법을 아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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