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이 점괘를 보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는 낡은 숟가락이 영국 맨섬(Isle of Man)에서 발굴됐다. 학계에 보고된 운세를 점치는 숟가락은 이로써 28개로 늘어났다.

영국 맨섬 박물관은 2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금속탐지기 마니아 롭 미들턴 씨가 기증한 약 2000년 전 철기시대 청동 숟가락을 일반에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 숟가락은 2000년 전 사람들이 점을 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예언가나 점술사 하면 수정 구슬이나 타로 카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오래전에는 숟가락도 점괘를 보는 어엿한 아이템이었다.

영국 맨섬에서 발굴된 청동 숟가락. 운세를 점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맨섬 박물관(Manx National Heritage) 공식 홈페이지>

박물관 관계자는 "이 숟가락은 세계에서 확인된 28번째 점괘 용품"이라며 "맨섬에서 이런 용도의 유물이 발굴된 적이 없고 상태가 대체로 좋아 전시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견으로 맨섬 사람들이 과거 행한 점술 의식이나 습관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될 것"이라며 "청동 숟가락은 기원전 400년에서 100년 무렵의 것으로 추정되며 섬에서 발견된 유물 중 특히 흥미로운 것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학자들이 이 숟가락을 점술가가 썼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형태다. 숟가락은 작은 나선 모양의 장식이 들어갔고 폭이 유난히 넓다. 원형 손잡이와 희미한 십자가가 새겨진 딸기 형태의 오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점술 하면 수정 구슬이나 카드가 떠오르지만 숟가락도 사용됐다. <사진=pixabay>

박물관 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숟가락은 보통 짝으로 발견된다. 십자가가 새겨진 숟가락에 액체를 붓고 그것이 어디로 흐르는지 보면서 미래에 벌어질 일을 점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맨섬의 철기시대(기원전 500년~기원후 500년경)는 사람들이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목조 또는 석조로 된 작은 오두막에서 살았다"며 "맨섬에 가장 빨리 정착한 민족 중 하나인 켈트족이 숟가락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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