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년 전 폴란드 무덤에서 운철로 만든 철기와 장신구가 발굴됐다. 독일 동부에서 폴란드 남서부에 걸쳐 번성한 루사티아 문화권 사람들의 운철 사용 사례에 학계가 주목했다.
프랑스 국립 과학센터(CNRS) 알버트 장봉 박사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폴란드 남부의 초기 철기시대 무덤 두 곳의 발굴 결과를 소개했다.
무덤에서는 팔찌와 발찌, 칼, 창날 등 유물 26점이 나왔는데, 이를 분석한 연구팀은 니켈이 풍부한 철운석을 이용한 철제 가공품들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알버트 박사는 “초기 철기시대 사람들은 운석의 가치를 몰랐던 것 같다”며 “어쨌든 무덤에서 나온 운석 철기는 무늬가 들어간 금속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무덤은 루사티아 문화권의 것으로 그 자체는 기원전 750년에서 기원전 600년 무렵의 것이다. 루사티아 문화는 후기 청동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에 걸쳐 폴란드, 체코, 독일 동부를 중심으로 번영했고 농경과 금속가공이 발달했다.
알버트 박사는 “발굴된 철기를 X선 형광분석 주사전자현미경 등으로 분석한 결과 팔찌 3점과 발찌 1점의 일부는 철운석, 즉 철을 풍부하게 함유한 운석이 주재료”라며 “당시 사람들은 운석이 낙하하는 순간을 목격했고, 이를 곧바로 손에 넣었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운석 중에는 무게가 수백 ㎏에 달하는 큰 것도 있다. 이러한 큰 덩어리는 그대로는 가공할 수 없고, 1㎏ 미만의 작은 덩어리로 쪼개야 한다. 이는 19세기 프랑스 사람들도 하지 못한 일로, 초기 철기시대 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알버트 박사는 “1830년 프랑스 카이유 지역 교회 앞에서 600㎏ 넘는 대형 철운석이 발견됐다"며 "당시 사람들은 철운석을 분쇄해 도구를 만들려고 했지만 결국 단념했다. 철운석은 한 조각도 회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사는 “이런 점에서 루사티아 문화인들이 손에 쥔 철운석은 처음부터 1㎏ 미만의 작은 것이었을 것”이라며 “이런 운석이 낙하하면 지면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 비가 오면 즉시 흙에 파묻히기 때문에 철기에 들어간 운석은 즉시 주운 것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철기가 발견된 무덤에서는 금, 은, 보석, 외국산 물품 등 고가의 부장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우주에서 날아온 철기라고 해서 당시 사람들이 특별하게 취급하지는 않았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