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반달가슴곰이 덫에 걸려 버둥대는 성체 사슴을 잡아먹는 광경이 관찰 카메라에 잡혔다. 사슴이 덫에 걸리는 것을 이해한 반달가슴곰이 새로운 식량원을 개발한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했다.

일본 도쿄농공대학교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곰 생태 조사 보고서를 27일 공개했다. 일본에서 반달가슴곰이 덫에 걸린 성체 사슴을 잡아먹는 상황은 처음 목격됐다.

2024년 5월 도치기현 닛코시 야산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반달가슴곰은 사슴이 덫에 걸린 지 불과 40분 만에 공격을 가했다. 곰은 날뛰는 사슴을 앞발로 짓누른 뒤 목을 물었다. 덫은 원형으로 묶은 와이어 안에 동물이 발을 넣고 디디면 작동하는 구조로, 설치나 운반이 용이해 사냥꾼들이 많이 이용한다.

야생 곰이 덫에 물린 동물을 주요 사냥감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도쿄농공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도쿄농공대 생태학자 코이케 신스케 교수는 "야생 곰의 사슴 사냥은 유형이 정해져 있다. 반달가슴곰은 사슴의 사체 또는 막 태어난 개체를 먹는 것이 일반적으로, 살아있는 성체를 덮치는 것은 확인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교수는 "아마 반달가슴곰은 사슴이 덫에 포획되는 것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덫에 걸려 꼼짝 못하는 사슴을 새로운 식량원으로 삼았다면 올가미를 확인하는 사냥꾼이나 인근 주민이 곰과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는 곰 물림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pixabay>

덫은 보통 나무 등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잡힌 동물은 움직이기 어렵다. 곰은 덫에 걸린 사냥감을 요리하는 사이 포획물을 확인하려 사람이 오면 먹이를 가로챈다고 생각해 공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한 포획용 덫에 곰이 걸리는 사례도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24년 7월 효고현 산중에서 사슴 덫을 점검하던 70대 남성이 덫에 걸린 곰에 머리 등을 물려 중상을 입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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