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독재자가 필요하다는 알파 늑대(Alpha Wolf) 이론은 틀렸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동물행동학자 루돌프 솅켈이 1947년 주창한 알파 늑대 이론은 인간 사회에도 적용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허점을 꼬집는 의견도 적잖다.

무리와 리더십을 연구해 온 미국 사회학자 앤서니 데이비드 애덤스는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알파 늑대 이론은 전형적인 남성 중심 사고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메타 회장 마크 저커버그(40)의 모토 '생각하기보다 빨리 행동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기술 발전 속도를 앞당겼을지 몰라도 관련 산업 종사자의 우울증이나 불안을 가중했다"며 "저커버그의 생각은 알파 늑대 이론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압박이 전제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루돌프 솅켈의 알파 늑대는 반론이 계속되는 이론이다. <사진=pixabay>

애덤스는 "무리의 통솔에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일면 긍정적이지만 모든 조직에 적용하기는 무리"라며 "만약 인간 사회가 알파 늑대 이론에 근거했다면 구성원들이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 풍토부터 회사 경영 방법까지 모든 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생 늑대는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상위에 위치한 개체를 알파 늑대라고 부른다. 알파 늑대는 공격적이고 지배적인 성질을 가져 무리의 엄격한 계층구조나 리더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알파 늑대를 둘러싼 사회구조는 오해일 가능성이 높고, 대부분의 늑대 무리는 단순한 가족이라고 판명되고 있다.

야생 늑대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 중심이 아닌 가족 중심으로 돌아간다. <사진=pixabay>

루돌프 솅켈의 생각은 인기가 많았지만 반론도 많이 제기됐다. 그의 이론에 동조했던 미국 생물학자 데이비드 메치는 미국 미네소타의 야생 늑대를 연구하던 중 늑대의 생태에 대해 큰 오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메치는 솅켈이 주창한 알파 늑대 이론은 의외로 동물원 늑대의 생태였고, 야생 늑대는 공격성에 의해 유지되는 계층 구조가 아니라 부모가 이끄는 가족 단위가 기본임을 발견했다. 솅켈의 알파 늑대 이론을 저서를 통해 널리 알린 메치는 나중에 "알파 늑대 이론이라는 괴물을 확산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털어놨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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