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지능은 노화보다는 머리를 쓰지 않을수록 빠르게 쇠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를 활발하게 쓰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지능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주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독일 뮌헨대학교 및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인지기능은 20~30대부터 쇠퇴한다고 알려졌으며, 노화로 인한 지능 저하가 일반적이라고 학자들은 여겨왔다.

연구팀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현대사회에서 사람의 지능 쇠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찰했다. 언어능력과 수학능력 위주로 분석한 결과 머리를 자주 쓰는 사람은 나이가 들더라도 지능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연구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성인역량 조사(PIAAC)가 활용됐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사람의 인지능력 및 기술의 변화를 PIAAC와 연계해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사람의 지능은 나이가 들어 떨어지기 보다는 머리를 쓰지 않으면 쇠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언어능력 및 수학능력 테스트는 두 차례 이뤄졌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41.3세였다. 관리직이나 전문직, 기술직 등 직군이 다양했고, 사무직(화이트 칼라)은 37.8%,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은 30.6%였다.

총 14만7667명이 참가한 1차 테스트에서 읽기와 쓰기 능력(왼쪽)과 계산 능력(오른쪽)은 20대~30대가 가장 높고 40대 이후에는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테스트에서는 연령과 능력 저하의 관계가 노화가 아니라 세대 격차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확인됐다. 읽고 쓰는 능력과 수적 사고력의 경시적인 변화를 분석한 결과 횡단적인 데이터와 크게 다른 패턴이 떠올랐다.

읽기 능력은 20대와 30대에서 크게 상승해 30대 후반부터 보합세로 돌아선 후 46세에 정점을 찍었지만, 그 후의 쇠퇴는 한정적이었다. 또한 수적 사고력은 41세에 정점을 찍은 후 크게 감소했지만 20대 초반 수준을 밑돌지는 않았다.

머리 좋은 사람 하면 떠오르는 아인슈타인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업무 등에서 자주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과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는 더욱 두드러졌다"며 "능력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읽고 쓰는 능력과 수적 사고력이 떨어지기는커녕 60대까지 계속 성장한 반면 기술 사용 빈도가 낮은 사람은 30대 중반부터 능력이 쇠퇴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 머리를 쓰느냐 마느냐"라며 "왜냐면 사무직이나 고학력자라도 40대 이후에도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능력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에 한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많은 국가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상황에서 이번 조사 결과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지능은 나이가 든다고 단순히 떨어지지 않으므로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개개인이 능력을 계속 발휘하도록 자극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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