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기우스(Betelgeuse)의 밝기가 2019년 이후 계속 변하면서 학자들의 관측 열기가 뜨겁다. 이 천체가 초신성이 될 경우 지구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렸다.

프랑스 파리 천체물리학연구소 소속 이론우주학자 폴 서터 연구원은 16일 비영리 천문학 뉴스 웹사이트 유니버시트 투데이에 낸 기고에서 베텔기우스가 초신성이 될 경우 지구에 미칠 영향을 해설했다.

오리온자리 1등성이자 적색 초거성 베텔기우스는 곧 초신성이 되면서 일생을 마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베텔기우스 최후의 날이 당장 내일이 될지 1만 년 후가 될지 불분명하지만 최근 광량이 들쑥날쑥해 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지구종말론의 단골 떡밥이기도 한 적색 초거성 베텔기우스의 상상도 <사진=막스플랑크연구소·Jing-Ze Ma>

폴 서터 연구원은 “지구에서 약 500광년 떨어져 우주 규모로 치면 상당히 가까운 베텔기우스는 태양과 같은 위치에 있다면 화성 궤도를 삼켜버리는 크기”라며 “질량이나 금속의 양, 자전 속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천체의 일생은 길어야 수백만 년, 짧으면 수십만 년에 불과하다. 베텔기우스는 분명 말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텔기우스는 2019년 12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어두워졌다가 2023년 5월에는 급격하게 밝아졌다. 아무래도 초신성 폭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이후 베텔기우스가 일정한 밝기를 회복했지만 밝기의 변동 주기에 변화가 나타나는 등 변고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폴 서터 연구원은 베텔기우스의 질량, 자전 속도, 속해 있는 천체 그룹, 표층부 금속의 양으로 미뤄 지금부터 수십만 년 뒤에는 초신성이 될 것으로 봤다. 500광년 떨어져 있기 때문에 100년 전 폭발했더라도 당장은 알 수 없으며, 이미 죽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오리온자리 적색 초거성 베텔기우스의 위치(오른쪽)와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그는 “전형적인 초신성도 1000억 개 넘는 천체로 이뤄진 은하 전체를 밝힐 정도의 빛을 뿜는다”며 “베텔기우스가 최후를 맞는다면 주변에 미칠 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베텔기우스가 초신성이 될 때 퍼지는 빛은 낮에도 보일 정도이며, 밤이 되면 보름달 밝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늘에 뜬 원반 같은 달과 달리 베텔기우스의 빛은 훨씬 강렬해 직접 보면 눈이 아프다고 추측했다.

폴 서터 연구원은 “보름달 같은 낭만은 분명 없겠지만 베텔기우스가 붕괴하더라도 지구가 딱히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주 규모로 가깝다고는 해도 베텔기우스는 지구에서 500광년 떨어져 있어 초신성이 발하는 방사선이 지구에 도달하는 양은 극히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된 베텔기우스의 이미지 <사진=유럽남천천문대(ESO) 공식 홈페이지>

이어 “광원에서 멀어질수록 영향이 작아지는 역제곱 법칙에 근거하면 베텔기우스가 제어 불가능한 핵폭탄처럼 터져 은하계 전체의 밝기를 압도할 에너지를 낸다 해도 지구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학자들은 베텔기우스가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폭발할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고 본다. 만약 거리가 100광년이라면 암 환자가 급증하고 바다 생물이 대량 폐사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폴 서터 연구원 역시 베텔기우스가 100광년 이내라면 지구 전체의 생명과 인류 문명이 끔찍한 상황에 놓인다는 데 동의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