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얼굴에 불만을 가진 사람일수록 줌 피로(Zoom fatigue)에 쉽게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줌 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늘어난 화상회의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피로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미디어정보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상이 된 화상회의가 일상생활에 주는 영향을 다년간 조사해 왔다.

연구팀은 스스로 내리는 얼굴 평가가 줌 피로와 어떻게 연관됐는지 실험했다. 많은 노동자들은 직장 출근보다 재택 등 원격근무를 선호하지만, 화상회의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선행 연구에서는 여성이나 유색인종이 줌 피로를 느끼기 쉽다는 결과도 나왔다. 

외모에 대한 불만이 많을수록 줌 피로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파악됐다. <사진=pixabay>

직업을 가진 미국 성인 남녀 2448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화상회의에 관한 설문을 실시했다. 피실험자들은 전문직과 기술직, 사무직, 생산직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했다. 적어도 가끔은 원격근무를 하고 일을 위해 정기적으로 화상회의에 참석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설문조사에서는 '자신의 얼굴에 불만이 있는지' '줌 피로를 어느 정도 느끼는지' '화상회의 시 자신의 얼굴을 조정하거나 아바타를 사용하는 빈도' 등을 물었다.

피실험자들의 응답을 받은 연구팀은 구조방정식모델분석(SEM, 경로 분석과 회귀 분석, 요인 분석을 결합한 통계 기법)을 이용해 각 요인의 연관성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얼굴에 불만을 가진 피실험자는 줌 피로도가 대체로 높았다. 이들은 화상회의 때 자신의 얼굴을 조정하거나 아바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도입된 화상회의는 팬데믹 이후에도 자주 활용된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얼굴에 대한 불만이 야기하는 줌 피로는 '화상회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등 화상회의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관련이 깊었다"며 "이로 인해 업무상 화상회의 사용이 줄면서 결과적으로 직장 내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자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피험자들은 줌 피로의 개념이 생기기 전부터 자기 얼굴에 불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며 "화상회의 도구 사용이 증가한 결과 자신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고, 그것이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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