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란의 섬 연안 바닷물이 피처럼 새빨갛게 물든 사례에 대해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구체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란 섬의 해역에서 핏빛 바닷물이 목격된 것은 지난달이다.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 자리한 호르무즈 섬 인근의 바닷물이 마치 색소라도 섞은 듯 갑자기 붉게 변했다.

당시 호르무즈 섬을 찾은 관광객들은 선명하게 물든 바다를 보고 할 말을 잊었다. 학자들은 섬 절벽의 붉은 흙이 비와 만나 토사로 변했고 그대로 흘러들어 바닷물과 섞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NASA는 그 지질 분석 결과를 21일 공개했다.

바닷물은 물론 토양까지 새빨갛게 변한 호르무즈 섬. 관광객들이 촬영했다. <사진=hormoz_omid 인스타그램>

NASA 어스 옵저버토리 관계자는 "심한 비로 절벽의 붉은 흙이 대량으로 흘러내려 바닷물과 섞이면서 선명한 붉은색으로 변했다는 학자들 견해는 옳다"며 "레인보우 아일랜드라는 별명을 가진 호르무즈 섬은 형형색색 미네랄을 포함한 토양으로 원래 유명하며 지질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늘에서 보면 물방울을 닮은 호르무즈 섬은 원래 암염과 석고, 무수석고 등으로 구성된 증발암이 퇴적된 곳"이라며 "그 층층을 관통해 위쪽으로 융기한 암염 돔(salt dome)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부력을 갖는 암염은 쉽게 부서지고 고압에 노출되면 무너져 액체처럼 변한다. 호르무즈 섬에는 이런 암염으로 이뤄진 돔 구조가 곳곳에 자리하며 석고, 황산염 등 퇴적물에 점토와 혈암(셰일), 철분이 풍부한 화산암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NASA 어스 옵저버토리 위성이 촬영한 호르무즈 섬. 하늘에서 보면 물방울처럼 생겼다. <사진=NASA 어스 옵저버토리 공식 홈페이지>

NASA 어스 옵저버토리 관계자는 "부력 때문에 상승하는 암염 덩어리는 순수한 소금이 아니라 점토, 탄산염, 셰일, 철분으로 이뤄진 화산암 층을 함유했다"며 "이는 빨강, 노랑, 주황 등 선명한 색조를 띠는데, 위로 이동하면서 다른 광물이나 빗물과 상호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바다를 물들인 것은 산화철의 일종인 적철광(헤마타이트)과 수산화철의 혼합물"이라며 "특히 대량의 적철광이 바닷물과 섞이면서 선명한 붉은색으로 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에 따르면, 호르무즈 섬은 과거에 핏빛 비가 관측되기도 했다. 당시 이를 분석한 학자들은 강풍에 휩쓸린 폭풍이 섬 토양의 알갱이와 먼지, 모래를 공중으로 날렸고 이것이 비구름과 섞이면서 일시적으로 붉은색 비가 내렸다고 결론 내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