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혈액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고 증상 역시 심각한 이유를 설명할 단서가 밝혀졌다. 

3일 '블러드 어드밴시즈'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는 B형 또는 O형 혈액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A형의 기도 세포에 더 쉽게 들러붙을 수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의 감염이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라는 바이러스의 일부가 세포에 직접 결합하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 결합은 A형 혈액형 보유자의 항원에서 더 쉽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항원은 폐를 포함해 기도를 둘러싸는 세포에서 관찰된다.

이를 통해 이론적으로는 A형이 더 쉽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다만 확실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미국 브리검앤위민스병원 수혈의학과 션 스토웰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가는 능력에 정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세포에 들러붙는 능력에만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이번 결과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A형 혈액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실제 감염확률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혈액형별 코로나 내성이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사진=pixabay>

지난해 팬더믹 초기부터 이뤄진 많은 연구를 통해 특정 혈액형과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연관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O형의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A형은 더 많이 감염되고 증상도 더 심각했다.

이에 대해서는 몇가지 가설이 제기됐으나, 실제로 무엇이 이런 결과를 만드는지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A형이 O형보다 쉽게 감염된다는 것을 밝혀냈지만, B형이 O형보다 많이 감염되는 이유는 알아내지 못했다.

스토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중요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는 세포 감염 능력 측면에서 실제 바이러스가 혈액형 항원의 영향을 받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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