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있는 경우 체온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냉탕목욕으로 몸을 직접 식기는 것보다 온탕 목욕으로 땀을 배출해 체온을 자연스럽게 내리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그간 다양한 연구에서 우울증과 체온의 연관성이 지적됐지만 표본 수가 적어 의문을 품는 학자가 많았다.

연구팀은 7개월에 걸쳐 106개국 피실험자 총 2만88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인 사람은 체온이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체온과 우울 증세가 연결된 원인은 특정하지 못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염증 같은 공통된 원인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온탕 목욕으로 땀을 빼 몸을 서서히 식히면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는 높은 체온이 우울증을 일으키는지, 우울증이 체온을 끌어올리는지 밝혀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체온과 우울증의 연관성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더 조사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울증과 체온의 연관성은 많은 원인이 있다고 생각된다"며 "우울증은 여분의 열을 만들어내는 대사 과정이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생물학적 냉각 기능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체온을 낮추는 단순한 조치만으로 우울증에 대처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도움이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울증이 워낙 복잡하고 증상이 다면적이며 여러 방아쇠가 있기 때문에 체온과 연관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전 세계 인구의 약 5%가 우울증을 가진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pixabay>

아울러 연구팀은 사우나나 온탕 목욕으로 체온을 서서히 낮추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사람이 땀을 흘려 자가 냉각이 이뤄지면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가설은 제법 오래됐다. 인체를 따뜻하게 하면 얼음 목욕처럼 직접 빠르게 식히는 것보다 서서히 체온이 떨어져 심신에 걸리는 부담도 그만큼 덜하다.

조사 관계자는 "세계 인구의 5%가량이 우울증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이 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다"며 "체온과 우울증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하면 최적의 온열 치료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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