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측 사상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산소가 검출됐다. 천문학계는 학자들의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은하가 형성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관심이 집중된 은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지난해 5월 말 발표한 'JADES-GS-z14-0'다. NASA와 ESA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약 10개월 진행한 은하 관측 과정에서 무려 135억 살로 추측되는 'JADES-GS-z14-0'를 발견했다.
이 은하는 우주 탄생으로부터 불과 2억9000만 년 후 발생한 상당히 오래된 은하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NASA는 'JADES-GS-z14-0'의 크기가 무려 1600광년이며 전체 질량은 태양의 수억 배로 추측했다. 특히 산소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떠올리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추가 관측에 나섰다.

NASA 천문학자 팀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대형 전파망원경군 알마(ALMA)를 이용한 최근 조사에서 'JADES-GS-z14-0' 은하에 예상보다 약 10배 많은 중원소가 있음을 알아냈다.
NASA 관계자는 "천문학에서 중원소란 수소와 헬륨 이외의 모든 원소를 가리키기 때문에 관찰할 수 있는 'JADES-GS-z14-0'는 아직 젊은 은하임에도 성숙한 은하에서 검출되는 산소가 존재한다"며 "머나먼 은하의 산소는 초기 우주에서 별 형성 활동이나 원소 합성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정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발견은 아기들 밖에 없는 어린이집에서 사춘기 아이를 발견한 격이다"며 "우리 예상을 깨버린 중원소는 은하가 매우 빠르게 형성되고 급속히 성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처럼 은하의 형성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일어났다는 증거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은하가 진화하는 초기 단계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갓 태어났다고 여겨온 은하들이 이미 성숙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고수해온 은하 탄생 및 진화의 가설이 대대적으로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