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울음소리가 해양생물학자들의 노력으로 녹음됐다. 물고기 중에는 부낭을 사용해 소리를 내는 종이 있는데, 상어는 부낭이 없기 때문에 울지 못한다고 여겨져 왔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26일 관찰 조사 보고서를 내고 별상어의 동료 리그 샤크(Rig shark
, 학명 Mustelus lenticulatus)의 울음소리를 소개했다. CNN과 USA 투데이 등 현지 매체들도 소개한 이 소리는 사람이 녹음한 최초의 상어 울음으로 주목을 받았다.

리그 샤크는 뉴질랜드 주변 대륙붕과 하구에 서식하는 상어다. 수컷은 최대 125㎝, 암컷은 151㎝까지 자란다. 게 등 갑각류와 연체동물을 섭취하는 관계로 딱딱한 껍질을 깨기 편한 독특한 이빨을 가졌다. 뉴질랜드에서는 레몬 피시라고도 부른다.

소리를 내는 상어로 판명된 리그 샤크 <사진=우즈홀해양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상어의 청각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울음소리를 확인했다. 수컷 5마리와 암컷 5마리를 수조에 넣고 각각 20초 동안 손으로 꽉 붙잡고 끌어올리는 단순한 테스트였는데, 일부 개체가 딸깍딸깍 소리를 냈다.

우즈홀해양연구소 캐롤린 니더 연구원은 "상어는 소리를 발생하는 부낭이 없어 울지 못한다고 여겨져 왔다"며 "더구나 포식자가 소리를 내면 사냥감이 도망치므로 상어는 침묵의 사냥꾼으로 생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음된 소리는 평균 48밀리초(ms)로 주파수는 2.4~18.5㎑(킬로헤르츠)였다. 2.4㎑의 소리는 많은 인간에게 들리는 범위"라며 "놀랍게도 음량은 권총 발포나 폭죽 소리와 맞먹는 최대 166㏈(데시벨)"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상어의 소리가 의도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수조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실험을 이어갔다. 그러자 어떤 상어라도 연구원에 붙잡히면 소리를 냈다. 다만 점점 익숙해지자 소리를 내지 않는 개체가 늘었다.

캐롤린 연구원은 "문제의 소리는 의도적이며, 놀라움이나 공포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 추측된다"며 "해당 주파수는 상어의 가청 범위를 넘기 때문에 스스로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때문에 발성의 정확한 목적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일부 개체가 입을 빠르게 다물어 이빨을 부딪히면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엄밀하게 울음소리로 보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다만 소리를 내는 구조를 확실히 알지 못하므로 리그 상어가 실제로 우는지는 광범위한 표본 조사 후 확인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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