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야심 차게 내놓은 실사판 ‘백설공주’가 개봉 3주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관객 20만 명도 모으지 못하며 좌초 위기에 몰렸다. 제작 단계부터 캐스팅 논란을 자초한 전작 ‘인어공주’ 만도 못한 성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디즈니가 향후 내놓을 실사판 영화에도 시선이 모였다.

디즈니가 2026년 선을 보이는 ‘모아나’는 지난 2016년 흥행한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겨울왕국’과 ‘주토피아’ 등 디즈니 대박 애니메이션 제작진이 빚어낸 역작으로, 소녀 모아나의 장대한 모험을 흥미롭게 그려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모아나' 실사판의 주인공 캐서린 라가아이아 <사진=캐서린 라가아이아 인스타그램>

실사판 ‘모아나’는 각각 흑인 가수와 남미계 배우를 주인공에 앉혔다가 뭇매를 맞은 ‘인어공주’나 ‘백설공주’와 달리 캐스팅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작의 모아나는 폴리네시아인인데, 디즈니가 낙점한 실사판 주인공 캐서린 라가아이아(17)는 통가, 투발루 등과 함께 폴리네시아를 구성하는 사모아계다. 뭣보다 외모까지 애니메이션 속 모아나를 빼닮아 팬들의 기대가 크다.

더욱이 디즈니는 ‘모아나’ 애니메이션에서 마우이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드웨인 존슨(52)을 실사판에도 똑같이 캐스팅했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익숙한 드웨인 존슨은 사모아계 최고 스타다.

실사판 '알라딘' 속편에도 참여하는 자스민 역의 나오미 스콧 <사진=영화 '알라딘' 스틸>

디즈니가 준비하는 또 다른 실사 영화 ‘알라딘2’도 ‘인어공주’ ‘백설공주’와 정반대로 캐스팅 측면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편의 연출자 가이 리치(56)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 ‘알라딘2’는 전작의 흥행에 결정적 역할을 한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33), 자스민 역의 나오미 스콧(31)이 그대로 출연한다. 

‘인어공주’와 ‘백설공주’가 캐스팅 논란에도 제작을 강행한 점에서 디즈니 팬들은 ‘모아나’와 ‘알라딘2’의 캐스팅도 잘못되지 않을까 우려한 것이 사실이다. 원작을 훼손하지 말라는 목소리에도 꿈쩍 않던 디즈니가 ‘백설공주’ 사태를 계기로 실사판 영화 캐스팅 방침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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