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즐길지 어떨지는 취향이 아닌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악은 인류의 공통된 즐길거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전혀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있다.

독일과 스웨덴, 네덜란드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음악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취향은 유전자로 갈린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왜 사람마다 음악을 즐기는 방법이 다른지 진화론 확산에 기여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고민에 입각해 들여다봤다. 다윈은 1871년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에서 인간이 음악을 즐기거나 소리를 만드는 능력은 일상생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가장 미스터리한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음악을 즐기고 춤까지 추는 등 취향은 유전자가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9000명 넘는 쌍둥이 데이터를 모은 연구팀은 이를 분석해 음악에 관심을 갖고 즐기느냐 마느냐는 유전자에 의해 좌우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실험 참가자들은 음악을 듣고 얼마나 기쁨을 느끼는지(음악적 보수 감수성), 일상생활에서 즐겁다고 느끼는 전반에 대한 반응, 음악의 특징을 알아듣는 능력(소리 높이, 멜로디, 리듬 등)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이 과정에서 음악에서 기쁨을 느끼는 능력은 약 54%가 유전자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지아코모 비그나르디 박사는 "쉽게 말해 음악을 즐길 수 있는지 여부는 타고 난다는 의미"라며 "음악을 듣고 춤을 추고 싶어진다거나 감동해 눈물을 보이는 반응도 유전자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음악을 들어도 아무 감흥이 없는 사람도 있다. <사진=pixabay>

이어 "음악의 취향이나 반응까지 유전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환경이나 경험도 일정 부분 관여한다"며 "유전자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음악에서 기쁨을 느끼기 쉬운가'라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학계는 향후 연구에서 음악의 즐거움에 관여하는 복잡한 유전자를 특정할 수 있다면 인류가 왜 음악을 즐기는지 오랜 수수께끼가 풀릴 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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