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배우 브루스 윌리스(67)가 인공지능(AI) 영상 합성 업체 ‘딥케이크(Deepcake)’에 초상권을 팔았다는 기사는 하루 만에 오보로 드러났다. 고전 액션 ‘다이하드’ 시리즈로 한국에도 친숙한 브루스 윌리스는 지난 3월 실어증을 이유로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브루스 윌리스의 법률 대리인은 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영국 텔레그래프를 시작으로 광범위하게 보도된 브루스 윌리스의 초상권 양도 뉴스는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추측 보도라고 지적했다.
법률 대리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딥케이크 사와 어떤 제휴나 계약도 맺지 않았다”며 “초상권은 여전히 배우 본인에게 있다. 딥케이크라는 신생 회사는 브루스 윌리스에 관한 어떤 권리도 소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기사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실어증으로 은퇴한 뒤 계속 활동하기 위해 AI 업체 딥케이크와 손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딥케이크는 AI로 정교한 합성 이미지를 만드는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활용, 지난해 브루스 윌리스를 복제해 러시아 통신 업체 ‘메가폰(МегаФона)’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딥케이크가 아예 브루스 윌리스의 초상권을 사들였다는 게 기사의 핵심이다.
보도를 접한 즉시 가짜 뉴스에 속지 말라고 경고한 브루스 윌리스는 실어증으로 은퇴한 뒤 복귀 계획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초상권을 딥케이크 같은 AI 업체에 매각, 디지털 복제 방식으로 활동을 재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
딥케이크가 활용한 딥페이크 기술은 AI를 활용해 정교한 디지털 사진 합성물을 제작하는 프로그램 또는 그 결과물을 의미한다. 하도 감쪽같아 합성된 당사자도 깜빡 속을 정도여서, 이를 활용한 유명 배우의 음란물이 대량으로 제작·배포되기도 했다.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범죄와 별도로, 고도로 발달한 AI를 활용해 사망 또는 은퇴한 명배우를 스크린에 되살리는 작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은퇴한 미국 배우 겸 성우 제임스 얼 존스(91)가 대표적이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유명한 그가 업계를 떠나기 전 일부 작품에 AI로 합성한 가짜 목소리를 이미 활용했다. 향후 제작될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베이더의 목소리 역시 얼 존스의 음성을 학습한 AI가 담당할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