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유명 휴양지에서 우연히 발견된 석재 무덤, 일명 요정의 집에 대한 1차 발굴 조사가 최근 발표됐다. 이 요정의 집은 대략 5000년 조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문화유산부(MiC) 사사리 누오로 지역국(Soprintendenza Sassari e Nuoro)은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사르데냐 섬 사사리 지역에서 발굴된 5000년 전 지하 묘소, 일명 요정의 집(도무스 데 야나스, Domus de Janas)의 1차 발굴 성과를 전했다.

도무스 데 야나스는 사르데냐 섬에 분포하는 석재 무덤의 총칭이다. 발굴된 무덤은 총 3기로 모두 지하 묘소이며, 사르데냐 섬 사사리 지역의 고원지대에 조성됐다. 마치 산 자가 머물러도 좋을 독특한 구조가 발굴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휴양지 사르데냐 섬의 고원지대에서 지난 7월 발견된 도무스 데 야나스 3기 중 하나 <사진=이탈리아 문화유산부 사사리 누오로 지역국 공식 페이스북>

조사 관계자는 "무덤의 내부에서는 로마시대 항아리나 램프가 나왔다"며 "5000년 전 사람들은 망자가 집처럼 오래 머물기 바라며 묘를 쓴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무덤은 고원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를 뚫어 만들었다"며 "다른 도무스 데 야나스와 마찬가지로 당시 사람들은 오랜 시간 공들여 암반을 파내고 정교하게 조각했다. 덕분에 지금도 그 형태가 온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덤 3기는 각각 특징이 뚜렷하다. 첫 번째 무덤에서는 흑요석 파편과 돌로 만든 곡괭이, 녹색 돌로 만든 도끼가 발견됐다. 이는 모두 당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했다고 여겨지는 도구다. 망자와 함께 매장해 사후세계에서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했다.

무덤 내부를 조사하는 관계자들 <사진=이탈리아 문화유산부 사사리 누오로 지역국 공식 페이스북>
좁다란 석실 7개로 구성된 세 번째 무덤 <사진=이탈리아 문화유산부 사사리 누오로 지역국 공식 페이스북>
석실 내부에서는 로마시대 도자기 등 다양한 부장품이 자리했다. <사진=이탈리아 문화유산부 사사리 누오로 지역국 공식 페이스북>
무덤 내부에서 나온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들 <사진=이탈리아 문화유산부 사사리 누오로 지역국 공식 페이스북>

두 번째 무덤은 규모가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마련됐다. 내부에서 작은 도기가 여러 개 나왔다. 마치 누군가 소중한 물건을 몰래 두고 간 듯한 느낌으로, 학자들은 아이들의 무덤 또는 특별한 의식에 사용된 공간으로 봤다.

가장 주목 받는 마지막 무덤은 내부에 작은 석실 일곱 개가 들어갔다. 각 벽은 붉은 안료로 칠해 장식했다. 무덤이라기보다 누군가 머무르는 거처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집의 내부를 닮았다. 로마시대 도자기류가 다수 출토됐는데, 접시부터 항아리 등 모두 보존 상태가 좋았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도무스 데 야나스는 로마시대 사람들이 무덤을 신성시하고 어떤 의식을 위해 재방문했음을 보여준다"며 "무덤 3기 모두 주거를 의식한 설계가 눈에 띈다. 현관과 같은 입구가 있고, 내부에 아궁이나 칸막이를 만든 것은 당시 사람들이 삶과 죽음을 동일시했음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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