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에서 전에는 알지 못했던 텅 빈 굴이 파악됐다. 학자들은 이집트인들이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마련한 비밀의 입구라고 추측했다.
이집트 및 독일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발굴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NDT & E International 최신호에도 실렸다.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 문명을 상징하는 기자의 3대 피라미드 중 하나인 멘카우레의 무덤을 조사했다. 고대 이집트 제4왕조 제6대 파라오 멘카우레가 안장된 이곳은 기자 3대 피라미드 가운데 제일 아담하다.
멘카우레 피라미드를 2022년부터 조사한 연구팀은 동쪽 벽체에서 공동 2개를 확인했다. 해당 벽체는 정교하게 다듬은 돌로 구성됐는데, 그 마감이 피라미드 북쪽의 입구와 비슷했다.
카이로대학교 칼리드 헬랄 교수는 “피라미드의 동쪽 벽면을 대상으로 땅속 레이더와 초음파를 통한 비파괴 검사를 실시했다”며 “3년간 이어진 정밀 조사 결과 석회암 표면에서 약 1.1m와 1.4m 안쪽에 2개의 공동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들은 우연한 균열에 의한 공간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들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 같다”며 “고고학자들은 멘카우레 피라미드의 동쪽 벽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매끄럽게 닦인 점을 전부터 주목했는데, 그 비밀이 풀릴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매끄럽게 처리된 동쪽 벽면은 높이가 약 4m, 폭이 약 6m로 입구로 충분한 크기다. 이쪽 돌들의 연마 상태에 주목한 네덜란드 고고학자는 제2의 출입구가 숨어있다는 가설을 2019년 처음 세웠다.
멘카우레 피라미드는 기원전 2490년경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원래 높이는 65.5m이지만, 풍파를 겪으며 현재 61m 정도로 낮아졌다. 기자의 3대 피라미드 중에서는 가장 작으며, 그 조형에는 독자적 특징이 있어 많은 조사가 이뤄졌다.
칼리드 헬랄 교수는 “피라미드의 아랫부분은 붉은빛을 띤 화강암으로 덮였고, 윗부분은 하얀 석회암으로 마감됐다”며 “다른 피라미드에서 느낄 수 없는 이런 미적 감각은 멘카우레 파라오의 위엄과 신성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교수는 “멘카우레 피라미드는 작지만 고도의 건축물로 여겨지며, 이번 공동 발견은 고대 이집트인의 뛰어난 기술과 피라미드 내부 설계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대 이집트 제3왕조부터 제6왕조까지 고왕국 시대의 피라미드는 입구를 북쪽에 낸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동쪽에 공동이 있다는 것은 의도적 설계일 가능성이 높다. 학계는 기자의 3대 피라미드 중 가장 수수하다고 평가된 멘카우레의 묘가 사실 가장 독특한 건축물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이안 기자 agn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