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뱀 특유의 소리는 다른 동물에 있어 원초적인 공포심을 준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방울뱀은 살무사과 꼬마방울뱀속으로 맹독을 가진 독사이며 꼬리 끝의 방울 같은 조직을 흔들어 소리를 낸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찰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실험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도 실렸다.
연구팀은 방울뱀이 꼬리를 치켜세운 채 흔들어 내는 소리가 다른 동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실제 방울뱀을 동원할 수 없어 3D 프린터로 뽑아낸 가짜 뱀을 실험에 썼는데, 동물들은 처음 접한 소리에도 분명한 공포심을 드러냈다.
텍사스대 마일스 혼 연구원은 “방울뱀 꼬리 소리를 녹음한 칩을 3D 프린터로 뽑은 가짜 뱀에 장착하고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동물 38종에 각각 들려줬다”며 “뱀이 꼬리를 흔들며 소리를 내자 많은 동물이 거리를 뒀다. 특히 실제로 방울뱀과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유전적 영향인지 공포 반응이 한층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울뱀이 꼬리로 내는 소리는 일종의 경고음인데, 동물원에서 태어나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개체들이 알아서 겁을 먹었다”며 “이는 방울뱀의 소리가 여러 동물에 대해 효과적인 위협 신호로 통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은 위협 자세를 취한 모형 뱀에 로드킬을 당한 방울뱀에서 떼어낸 꼬리 끝부분을 부착해 진행했다. 첫 단계에서 사육 공간에 먹이만 놓았고, 다음 단계에서는 먹이 근처에 소리를 내지 않는 방울뱀 모형을 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먹이 근처에 방울뱀 모형을 놓고, 동물이 다가올 때 꼬리를 흔들어 소리를 냈다.
실험에서 모든 동물이 경계 행동을 보였으며 방울뱀과 같은 지역, 즉 북미와 중남미에 서식하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 퓨마와 목도리펙커리는 화들짝 놀라 먹이를 포기하고 가버렸다. 연구에 동원된 동물 모두 사육 환경에서 자랐기에 야생에서 방울뱀을 조우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로부터 방울뱀의 경고음에 대한 경계 행동 일부가 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발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방울뱀 소리를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그 자체에서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치도록 자랐다는 이야기다.
마일스 혼 연구원은 “사실 방울뱀의 경고 행동은 여러 신호로 구성된다. 뱀이 몸을 들어 올리는 자세, 꼬리의 진동, 이때 나는 소리를 모두 사용해 영역을 침범한 동물을 경계한다”며 “방울뱀 역시 꼬리를 흔드는 단순한 위협 행동을 하다가 진화 과정에서 현재의 경고음을 터득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