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차세대 로켓 실험 현장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지난해 '입실론' 6호, 올해 'H3' 로켓의 잇단 공중분해를 겪은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14일 오전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9시경 '입실론S' 로켓 실험장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사고가 난 곳은 일본 아키타현 노시로에 자리한 JAXA 로켓 실험장이다. 이곳 기술자들은 '입실론S' 로켓의 2단 추진체를 옆으로 눕힌 상태에서 엔진 연소 테스트에 나섰다.  

일본 언론에 보도된 '입실론S' 로켓 2단 엔진 시험 폭발 상황 <사진=TB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JAXAロケット実験場で「イプシロンS」のエンジン燃焼試験中に爆発伴う火災 秋田・能代市|TBS NEWS DIG' 캡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입실론S' 로켓의 2단 추진체는 연소와 동시에 힘차게 가동됐다. 다만 1분도 지나지 않아 폭발음이 터졌고 순식간에 화재가 발생했다. JAXA는 사고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고체연료 엔진 연소 도중 벌어진 폭발인 만큼 로켓은 완전히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입실론S'는 지난해 10월 공중분해된 '입실론' 6호의 후계 기종이다. JAXA는 지난해 10월 12일 '입실론' 6호를 발사했으나 기체 조정에 최종 실패, 지령 신호를 보내 공중에서 폭파했다. 일본 중형 발사체를 대표하는 '입실론' 라인업의 최신작 '입실론S'는 실패를 만회할 기체로 기대를 받아왔다. 

이 로켓은 전장 약 27m의 3단 구조이며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위성 등 페이로드를 수납하는 페어링을 캡슐화해 내구성을 높였고 3단 추진체의 출력과 몸집을 이전 기종보다 키웠다. 2단 추진체의 추진력 향상에도 중점을 뒀다. 하필 폭발이 2단 엔진 테스트 도중 벌어진 점이 JAXA에게는 뼈아프다. 

입실론 기존 모델과 S형(오른쪽)의 스펙 비교. 3단 강화 및 대형화, 페어링 캡슐화, 보조 부스터(SRB) 개량 등에 중점을 뒀다.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당장 내년으로 예정됐던 '입실론S'의 첫 발사는 이번 사고로 미뤄질 전망이다. 기자들까지 불러 모은 상황에서 테스트 약 57초 만에 이상이 발생했고 불이 약 1시간 반 만에 꺼지는 등 난리가 나면서 JAXA는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입실론S'의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일본의 우주개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입실론' 6호기에 이어 올해 3월 최신 주력 발사체 'H3'까지 공중분해됐다. 'H3'에는 천문학적 투자와 연구로 완성된 '다이치 3호' 위성이 탑재된 상태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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