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목성 크기 정도의 형성 초기 행성을 처음으로 잡아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아직 목격되지 않은 행성의 초기 형성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PDS 70b'로 명명된 이 거대한 외행성은 지구에서 370광년 떨어진 센타우루스자리에 있으며, 이미 알려진 주황색 왜성 PDS 70을 공전하는 두 개의 행성 중 하나다. PDS 70b는 거대한 먼지와 가스 고리에 둘러싸여 활발하게 형성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

거대 외행성에 대해 텍사스 오스틴대학교 연구팀은 "이는 허블이 지금까지 직접 촬영한 가장 어린 행성"이라며 "행성의 형성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첫 사례로 매우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년 동안 이 행성은 여전히 ​​물질을 끌어들이며 질량을 축적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자외선(UV) 촬영을 통해 뜨거운 가스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관측하는 방식으로 행성으로 끌어 당겨지는 물질의 양을 처음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PDS 70b는 지난 500만년 동안 목성 질량의 5배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현재의 증가율은 현저하게 떨어져 앞으로 100만년 뒤에는 목성 질량의 1% 정도만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연구진은 행성의 형성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PDS 70b가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상상도 <사진= NASA, ESA, STScI>

항성 PDS 70을 둘러싼 천체는 행성의 성장에 연료를 공급하는 원시 가스와 먼지 디스크로 채워져 있다. 행성 PDS 70b 역시 자체적인 가스와 먼지 고리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주변의 광범위한 가스와 먼지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행성 주위의 원반에서 뻗어 나온 자력선(magnetic field lines)이 외부 물질을 행성의 표면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 관계자는 "외부 물질이 이 선을 따라 끌려들어가 행성 표면을 뜨겁게 달굴 것"이라며 "이런 핫스팟은 행성의 온도보다 적어도 10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외선 촬영을 통해 실제로 확인됐다.

텍사스 오스틴대학 브렌던 보울러 교수는 "이제까지는 거대한 행성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행성이 어떻게 주변 물질을 끌어당기는지 목격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로,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4000개가 넘는 외계 행성 중 직접 촬영에 성공한 행성은 15개뿐이다. 그나마 최고 해상도로도 사진상에서는 점으로 보이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UV 촬영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을뿐더러 행성이 3000배나 밝은 항성의 빛에 묻혀버리는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허블 우주망원경의 설정을 일부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비슷한 외계 시스템을 관측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특히 이런 관측은 46억년 전 태양 주위에 거대한 가스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목성은 주변에 물질을 떨어뜨리는 고리로 인해 부피가 커졌을 수 있으며, 고리의 잔존물들은 목성의 주요 위성이 됐을 수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일 천문학 저널에 게재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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