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를 이용한 선 없는 이어폰이 대세로 자리한 가운데, 자주 발생하는 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용자들의 고뇌가 깊다. 레딧 등에는 10개 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잃어버린 사용자 사연도 올라오는 터,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돈도 벌기 위해 주얼리 업체들이 발벗고 나섰다.
코드리스 이어폰으로도 불리는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은 애플과 소니, 샤오미,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한 거대시장이다. 애플이 2016년 에어팟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블루투스 이어폰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골전도 등 특화된 상품까지 등장하며 시장이 커졌다.
다만 문제는 분실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선이 없다 보니 운동이나 이동 중 귀에서 쏙 빠져버리기 일쑤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의 한쪽만 사고 판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귀에서 쉽게 빠지니 도난사고도 잦다. 만취한 지하철 승객의 귀에서 이어폰을 빼는 일이 실제로 빈발한다.
주얼리 업체들은 귀에 꽂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고정하는 피어싱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일부 업체가 물건을 판매 중인데, 아직 종류나 디자인이 극히 한정적이다. 개중에는 체인형으로 된 다소 과감한 디자인도 보인다. 무선 이어폰도 아직 낯설게 보는 사람이 있는 마당에 체인으로 이를 고정하면 오히려 시선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영국의 한 주얼리 회사는 금도금한 그럴싸한 물건까지 내놓았다. 런던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에어팟 전용 귀고리 '페블 팟(Pebble Pods)' 3종을 판매 중이다. 귀에 부착하는 피어싱이 에어팟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당연히 디자인도 독특하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에어팟도 고정하고 미학도 고려한 절충형이다.
디자인만 보면 확실히 에어팟을 고정시킬 듯하다. 꽃의 줄기처럼 에어팟을 휘감은 디자인, 에어팟 몸체를 단단히 고정하는 원통형 디자인 등 총 세 가지 모델이 예약판매되고 있다. 스털링 실버 소재인데 홈페이지를 보니 가격은 개당 121.09달러(약 14만3000원)다. 다행히 에어팟보다는 저렴하다.
이 귀고리는 애플 에어팟을 실제 사용하다 잃어버릴 뻔한 회사 관계자가 직접 디자인했다. 마침 귀에 착용했던 주얼리 덕에 에어팟이 땅에 떨어지지 않은 경험을 살려 제품을 고안했다.
다만 3세대인 에어팟 프로에는 사용하기 살짝 애매한 감도 있다는 지적. 2019년 발표된 에어팟 프로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추가되고 몸체도 짧아지는 등 디자인 측면에서 1, 2세대와 비교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때문에 짧아진 몸체를 제대로 잡아주기 위해서는 다른 디자인을 물색하는 편이 낫다는 평이 이어진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