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밥을 남기고 여러 번 나눠먹는 이유는 냄새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고양이는 사료를 주면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조금씩 나눠 먹는 습성이 있는데, 원인은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다.

일본 이와테대학교 농생명학부 미야자키 마사오 교수 연구팀은 14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고양이가 밥을 남기는 이유는 발달된 후각 및 냄새와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고양이는 제공된 사료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학자들은 야생 시절의 본능, 절제된 식욕, 변덕스러움 등 여러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고양이를 이용한 최신 실험에서 식사를 중간에 멈추는 이유는 포만감뿐만 아니라 냄새와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고양이는 대체로 사료를 적당량 여러 번 나눠서 섭취한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미야자키 교수는 "개는 사료를 한 번에 많이 먹는 경향이 있지만, 고양이는 보통 하루에 여러 번 나눠 먹는다"며 "이 독특한 섭식행동은 체내 에너지를 조절하고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집고양이 12마리를 모으고 섭식활동을 면밀하게 관찰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고양이들을 금식하게 하고 먹이를 급여했는데, 사료가 남아도 식사를 중단한 개체가 많아 소량을 자주 섭취하는 특유의 습관이 확인됐다.

이어 연구팀은 몇 가지 조건 하에서 ‘10분간 섭취’와 ‘10분간 휴식’을 6회 반복하는 섭식 사이클을 적용했다. 모든 고양이를 3단 케이지에 1~2마리씩 넣고 온도를 24℃에 맞춘 뒤, 조명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유지했다.

실험에는 가정에서 자라는 고양이 12마리가 무작위로 동원됐다. <사진=이와테대학교 분자생태기능학 연구소>
같은 사료를 제공한 고양이는 조금씩 양이 줄며 끊어서 먹은 반면, 다른 사료를 제공한 고양이는 먹는 양이 점점 줄어들지 않았다. <사진=이와테대학교 분자생태기능학 연구소>

모든 고양이는 물을 자유롭게 마시도록 했다. 사료는 하루에 두 번 표준 건식으로 제공했다. 각 고양이는 격리되지 않아 같은 방에 있는 다른 고양이와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었다. 이 상태에서 사료 주는 방식을 조정하는 실험을 10일 동안 매일 한 번씩 진행했다.

그 결과, 같은 서료를 반복해 제공한 조건에서는 섭취량이 점차 감소했다. 6가지 서로 다른 사료를 제공한 실험에서는 누적 섭취량이 크게 증가했다. 같은 사료를 반복해 제공한 뒤 다른 사료를 주자, 새로운 음식에 대한 선호와 관계없이 섭취량이 회복됐다.

 
그릇을 상하로 나누고 새로운 사료의 냄새만 맡게 해도 기존 사료의 섭취량이 늘었다. <사진=이와테대학교 분자생태기능학 연구소>

특히 작은 구멍을 몇 개 뚫은 투명 플라스틱 판으로 밥그릇을 상하로 구분한 실험이 흥미로웠다. 새로운 사료를 아래에 넣어 냄새만 맡게 하고, 사료 자체는 같은 것을 계속 제공했음에도 고양이의 섭취량이 늘었다. 반대로 섭식 주기 사이에 같은 사료의 냄새에 지속적으로 노출하자 이후 섭식량이 줄었다. 이는 고양이가 조금씩 자주 먹이를 먹는 메커니즘이 냄새와 연관됐음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미야자키 교수는 "우리 실험은 먹이를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먹는 고양이의 습관에 후각이 관여한다는 것을 처음 입증했다"며 "이 성과는 고양이의 섭식행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식욕이 감소한 고양이에 대한 새로운 급식 방법이나 반려동물 사료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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