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극 빙상 붕괴를 야기하는 극지방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제기된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은 현실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베른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성층권에 임의로 에어로졸을 방출, 극지방의 온난화를 완화하자는 주장은 투입되는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아주 적다고 주장했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은 '태양 복사량 조정(Solar Radiation Modification, SRM)' 기술의 하나다. 에어로졸은 대규모 화산 폭발에 따라 자연적으로 방출되는데, 이때 태양광이 차단되는 현상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이다.

지구 온난화가 지금처럼 계속되면 서남극 빙상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게 과학계 중론이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최근 주목받는 이 방법이 과연 효과적인지 시뮬레이션에 나섰다. 향후 온실가스 감소량을 각각 '기대 이상의 감소' '중간 수준의 감소' '감소 없음' 등 3가지로 가정하고 에어로졸 주입을 2020년과 2040년, 2060년, 2080년 중 실시하도록 시뮬레이션했다. 모든 시나리오는 2300년까지 지속됐다.

그 결과 전체 시나리오에서 남극 지역의 온난화가 진행돼 서남극 빙상이 녹아내리는 것이 확인됐다. 융해 속도는 시나리오에 따라 달랐지만 에어로졸의 성층권 분사가 즉각적 효과가 없으며,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실험 관계자는 "에어로졸 주입이 만약 곧바로 실행된다 해도 이 방법은 수천 년에 걸쳐 유지해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인위적인 에어로졸 분사는 부작용이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물리적으로 분사, 지표면 입사량을 줄이는 방법이 고안되고 있다. <사진=pixabay>

현재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방법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방법 외에 SRM을 연구하고 있다. 지표면에 닿는 태양광의 양을 줄이는 기술을 아우르는 SRM 중에서도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험 관계자는 "기체에 분산된 고체나 액체 미립자를 말하는 에어로졸은 햇빛을 반사해 평균 기온을 낮춰준다"며 "대기 중에 인위적으로 에어로졸을 주입하면 지구 전체의 일사량은 줄겠지만 현재 기술로는 100% 실현을 장담할 수 없고 잠재적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SRM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산업혁명 전과 비교해 지구 온도가 2℃ 넘게 상승할 경우 인간과 동물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것으로 본다. 기후변화 대책에 있어 2℃는 인간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를 2℃ 미만으로 억제하는 안이 채택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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