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는 인간의 아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이런 동물 인지 연구들이 머잖아 동물의 전략적 사고를 관장하는 신경 시스템을 특정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존스홉킨스의과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최근 공식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26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먼저 소개됐다.

쥐는 몸집이 작은 포유류지만 감정이 풍부하고 사회성을 갖췄다. 상처받은 동료를 보면 슬퍼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증도 생긴다. 또한 매우 영리해 반복 학습을 통해 사물을 이용하는 법을 배운다. 다만 이따금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어 학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쥐는 인간 아기의 수준에서 생각하고 전략을 세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쥐들이 범하는 실수가 의도적이라고 보고 실험을 기획했다. 쥐들을 모은 뒤 두 종류의 소리를 각각 들려줬는데, A 소리가 들릴 때는 다이얼을 왼쪽으로, B 소리가 들리면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돌려야 맛있는 간식을 줬다.

쥐들은 대체로 우선 다이얼을 살짝 왼쪽으로 돌린 뒤 오른쪽으로 돌렸다. 실험 관계자는 "실수처럼 보이는 이 행동은 쥐가 뭔가 시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단 다이얼을 가볍게 왼쪽으로 틀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하고, 그 후 오른쪽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선 실험의 설정을 유지하면서 이번에는 정답을 맞혀도 간식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쥐는 가설을 세워 테스트하지 않고 연속으로 정답을 맞혔다. 실험 관계자는 "이는 쥐가 특정 소리에 어느 쪽으로 다이얼을 돌리면 간식을 먹는다는 걸 숙지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실시한 실험의 개요도 <사진=존스홉킨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두 번째 실험에서 쥐가 정답을 연발하게 되는 것은 간식이 나오지 않았을 때 뭔가 이상하다고 의외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실험 관계자는 "학습 단계에서 쥐는 수없이 뭔가 예측하고, 이를 인간이 어기면 전략을 바로 바꾸는 것"이라며 "이는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인간 아기의 학습 방법과 대단히 흡사하다. 둘 다 매우 탐색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설을 검증한다"고 전했다.

학계는 이번 실험이 쥐의 전략적 사고를 뒷받침하는 신경학적 기초를 밝혔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다른 동물에게서도 확인되는지 추가 실험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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