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 호러 영화 ‘엑소시스트’의 리부트에 출연하는 배우 엘렌 버스틴(90)이 후배 배우들을 위해 출연료를 아낌없이 내놨다.
엘렌 버스틴은 최근 할리우드리포터와 인터뷰를 갖고 약 50년 만에 ‘엑소시스트’ 시리즈에 합류한 소감과 그간의 연기 인생,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 엘렌 버스틴은 제작진이 제안한 출연료를 2배로 끌어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초 제작진이 제시한 금액도 상당했다.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혹시 두 배로 올릴 수 있는지 물었다”며 “저는 이미 90세로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나이다. 역제안을 한 건 후배들 때문”이라고 웃었다.
1973년 ‘엑소시스트’의 흥행 이후 엘렌 버스틴은 지속적인 속편 합류 제안을 받았다. 이를 매번 거절했던 그는 리부트 제작진이 출연료 두 배를 약속한 뒤에야 ‘OK’ 사인을 보냈다.
현재 연기자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엘렌 버스틴은 미국 뉴욕 페이스대학교와 석사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엑소시스트’ 리부트로 받게 되는 출연료는 모두 후배 양성에 사용할 계획이다.
엘렌 버스틴은 “문득 악마가 제 가치를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가치는 재능 있는 학생들을 발굴하고 돕는 것”이라며 “저 같은 할머니가 할 일은 앞으로 살아갈 세대를 위한 행동이다. 제작진도 제 생각을 지지해줬다”고 말했다.
윌리엄 프리드킨(87) 감독의 ‘엑소시스트’는 공포영화 마니아들이 손에 꼽는 수작이다. 4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공포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각색상과 음향상을 수상했다.
엘렌 버스틴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를 안았다. 작품이 크게 성공하면서 후속작 세 편이 등장했지만 1편의 흥행과 평가를 모두 넘지 못하고 실패했다.
‘엑소시스트’ 리부트는 판권을 사들인 유니버설픽처스에 의해 3부작으로 제작된다. 1편은 2023년 10월 전미 개봉할 정이며 2, 3편은 유니버설의 스트리밍 플랫폼 피콕을 통해 공개된다. 예산은 4억 달러(약 4620억원)로 정해졌다. ‘할로윈 킬스’의 데이비드 고든 그린(47)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블럼하우스픽처스의 제이슨 블럼(63)이 제작한다.
호러 마니아를 설레게 하는 ‘엑소시스트’ 리부트는 엘렌 버스틴과 배우 레슬리 오덤 주니어(41)가 주축이다. 엘렌 버스틴의 배역은 1편과 같은 크리스 맥닐이다. 원작 흥행의 주역 린다 블레어(63)는 안타깝게 합류하지 못했다.
참고로 극에서 파주주와 싸우는 메린 신부 역의 막스 폰 시도우는 2020년, 카라스 신부 역의 제이슨 밀러는 2001년 각각 세상을 떠났다. 원작 영화의 주역 대부분이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 리부트 판이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기대된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