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운영하는 가상 캐릭터, 일명 ‘V튜버(버추어 유튜버)’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본의 한 업체가 1분짜리 팬미팅에 무려 5500엔(약 6만원)의 요금을 매겨 논란이 한창이다.

일본 V튜버 그룹 ‘홀로라이브(Hololive)’ 운영사는 31일 공지를 내고 오는 2월 20일 도쿄 아키하바라 이벤트홀 ‘베르사르 아키하바라’ 1층에서 홀로라이브 팬 미팅을 연다고 밝혔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이날 팬 미팅에는 홀로라이브 소속 V튜버 15명이 등장한다. 홀로라이브는 글로벌 팬 5000만명을 거느린 가상의 여성 탤런트 그룹으로 멤버들은 모두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됐다.

문제는 참가자가 내야 하는 티켓 가격이다. 각 V튜버와 대면할 기회는 딱 1분인데도 티켓은 한 장에 무려 6만원이다. 초당 1000원이나 하는 셈이다. 

일본 V튜버 그룹 홀로라이브 멤버 일부 <사진=홀로라이브 공식 홈페이지>

바가지 논란이 일자 운영사는 “워낙 인기가 많은 V튜버들과 실제 대면하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본 이벤트에 맞춰 과거 판매했던 굿즈 일부를 재판매한다. 굿즈 코너는 무료입장”이라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홀로라이브는 가상현실(VR) 콘텐츠 업체 커버주식회사가 제작했다. 현재 홀로라이브JP와 ID, EN, CN 등 팀이 다양하다. 파생 그룹 역시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V튜버는 디지털로 완성한 가상 캐릭터가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어왔다. 엄연히 가짜지만 사람처럼 인격을 부여해 보는 이들과 소통한다. 거부감이 덜하고 친근한 데다 디지털 친화적인 Z세대와 잘 어우러지면서 관련 비즈니스가 급성장 중이다.

홀로라이브 멤버들이 등장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사진=hololive ホロライブ - VTuber Group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お悩み解決、失敗!' 캡처>

제작사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다. 사람을 구해 방송에 적합하도록 육성하고 매번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는 기존 유튜브 운영이 전부 필요없다. 구독자들이 반길 만한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를 손쉽게 만들어 내고 이들이 인기를 끌면 노래나 단편 만화, 토크 등 콘텐츠를 찍어내기만 하면 된다. 

때문에 V튜버들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대단하다. 2019년부터 VR 콘텐츠 업체들이 만든 가상 캐릭터들이 속속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 중에는 현재 60만 구독자를 모은 인기 V튜버도 있다. 

메타버스 관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각광받는 V튜버지만 값비싼 굿즈나 팬미팅은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이번에 기획된 팬 한 명당 1분짜리 대면 미팅이 대표적이다. 기존 세대들은 가상 캐릭터에 돈을 쏟아붓는 젊은 세대나 V튜버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V튜버로 인한 세대간 갈등 양상까지 벌어지면서 이를 연구하는 분야가 탄생할 지경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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