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극장개봉을 포기한 디즈니 대작 '뮬란'이 결국 VOD로 방향을 틀었다. 그나마 작품을 접하게 됐다고 반기는 팬도 있지만 책정된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비난이 거세다.
6일 디즈니에 따르면 중국 톱스타 리우페이(유역비)가 주연을 맡은 실사 영화 '뮬란'이 미국과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VOD 서비스를 실시한다. 영화 '뮬란'은 1998년 개봉한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파씨 가문의 외동딸 뮬란이 훈족의 침략에 아버지 대신 징집되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는다.
유역비를 비롯해 전쯔단(견자단), 리렌졔(이연걸) 등 최고의 스타가 합류한 이 작품은 당초 3월 개봉을 예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5월에서 7월, 다시 8월로 공개를 미룬 바 있다. '테넷' 등 대작이 8월 개봉을 강행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은 VOD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는 오는 9월 4일부터 자사의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Disney+)를 통해 '뮬란'을 공개한다. 대상은 미국을 비롯한 일부 지역이며, 이외 국가의 경우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문제는 서비스 가격이다. 디즈니플러스로 감상할 경우 가입비와 별도로 추가요금 29.99달러(약 3만5000원)를 내야 한다. 가입비 6.99달러(약 8000원)는 먼저 OTT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보다 저렴하지만 29.99달러의 VOD 요금은 지금까지 디즈니플러스가 책정한 여타 영화의 그것에 비해 비싸다. VOD 영화 한 편 가격을 3만5000원으로 매긴 전례가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엄청난 가격이 책정되자 영화팬들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트위터리안 5만여명이 참여한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85%가 "안 본다"고 답했다. '뮬란'의 이런 의외의 정책은 작중 배경이 되는 중국 내에서도 비판을 받는다. 자국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누구보다 기대를 걸었던 중국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29.99달러라니 상당히 의외" "그 가격에 볼 영화는 아닐 것" 등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VOD 가격으로 논란을 빚으면서 '뮬란'은 처음부터 끝까지 숱한 구설에 휘말린 작품이 됐다. 영화는 개봉 전 주연배우 유역비의 중화사상 발언이 문제가 되곤 했다. 일례로 유역비는 지난해 8월 홍콩민주화시위 당시 과격진압에 나선 홍콩경찰을 두둔했다 뭇매를 맞았다. 바로 지난달에는 홍콩국가보안법이 중국에서 통과되자 한국 대학생들이 서울시내의 디즈니 한국지사 앞에 집결, 영화 보이콧을 외치기도 했다. 당시에도 유역비는 이름이 거론되며 욕을 먹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