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크나이트'(2008)에 심취한 베트남 대학생이 극중 등장하는 배트모빌 '텀블러'를 재현해내 화제다. 이 학생이 주경야독하며 1년여에 걸쳐 제작한 텀블러는 완성도가 높아 관심을 끈다.
베트남 인터넷 매체 VnExpress International은 최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10개월 만에 '다크나이트' 속 텀블러를 완성한 건축학도 응우옌(23) 씨를 소개했다.
어린 시절부터 배트맨 팬이라는 응우옌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역작 '다크나이트'에 푹 빠져살았다. 배트맨 속 캐릭터들은 물론, 배트맨이 사용하는 무기나 차량에 강하게 끌린 그는 언젠가 텀블러를 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골판지로 만든 람보르기니 스포츠카나 배트모빌이 해외토픽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응우옌은 실제 운전도 가능한 텀블러를 꿈꿨다.
응우옌의 원대한 꿈은 하노이대학 진학 후 구체화됐다. 각고의 노력 끝에 대략적인 설계도를 완성한 응우옌은 학업 외에 진행 중인 조그만 사업을 통해 제작비를 충당했다. 본격적인 차량 제작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는데,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텀블러를 만드는 괴짜 건축학도로 대학 내에서 유명세를 탔다.
10개월여 만에 완성된 텀블러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실제 소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차량의 길이는 3.6m, 높이는 1.5m, 폭 2.6m로 적당한 크기를 갖췄다. 텀블러의 상징인 육중한 타이어를 그대로 재현했고 전륜에 4개, 후륜에 2개의 탄탄한 쇼크 업소버를 장착했다. 400cc 4기통 오토바이 엔진을 탑재, 최고 속도 100km로 달릴 수 있으며 차량의 문은 영화와 똑같이 걸윙 타입으로 개폐된다. 운전석은 성인 2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며 스포일러는 유압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응우옌이 텀블러를 제작하기까지는 난관이 거듭됐다. 일단 베트남에는 자신이 원하는 재료가 없었다. 거대한 타이어를 구하기 위해 외국 사이트를 밤낮으로 뒤졌다. 우리 돈으로 총 2000만원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이 텀블러에는 한국산 부품도 다수 들어가 있다.
차량에 대해 응우옌은 "물론 영화처럼 제트엔진을 쓰지는 않지만 텀블러 특유의 생김새는 제대로 재현했다고 본다"며 "국내에 쓸만한 부품이 없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해외 배송료도 마다하지 않고 미국이나 한국에서 부품을 들여왔다. 대부분 덩치가 있는 부품이라 관세도 꽤 물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겉보기엔 완벽하지만 아직 100% 완성되지는 않았다. 조명 등 인테리어가 덜 들어갔다"며 "90%정도 완성도인데, 앞으로 10%를 충실하게 채워 저만의 텀블러를 손에 넣고 싶다"고 웃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