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가수 카하라 토모미(45)가 유튜브 영상 한 편으로 주목 받는다. 과거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는 오간데 없이, 금전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팬들에게 대놓고 돈을 요구해 논란이 한창이다.
문제의 영상이 게재된 것은 지난 20일. 카라하 토모미는 유튜브에 올린 이 31분짜리 영상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로 팬들에게 입금을 독려,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현재의 고뇌는 밝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한 길(今の悩みは明るい未来を迎える為の道)'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카하라 토모미는 "체불 때문에 쫓기는 신세"라며 "점점 계좌에서 돈이 줄어들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특히 "여러분이 돈을 좀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무대 위의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카하라 토모미는 오간 데 없다.
이 영상은 카하라 토모미가 꽤 심각한 상황에 놓였음을 보여준다. 영상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 계정도 최근 개설한 것으로 미뤄, 돈이 나올만한 곳이 모두 막혔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영상 업로드 시간이 밤인 점, 술을 마신 것 같지는 않은 점 등으로 미뤄 현재 돈이 없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팬들에게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영상이 올라오자 팬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카하라 토모미의 화려한 과거가 생생하다는 한 팬은 "잘나가던 가수가 한순간에 팬들에게 돈을 달라는 처지가 됐다"며 "사실여부를 떠나, 유튜브 영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혀를 찼다. 또 다른 팬은 "아무리 어려워도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놀래키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일부 팬들은 카하라 토모미가 문제의 영상을 올린 편이 되레 낫다고 분석한다. 팬들의 악플이나 언론의 자극적 보도로 우울증을 달고 사는 연예인들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대가 줄면서 극단적 상황에 몰린 것을 감안하면, 돈을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다행이라는 이야기다.
팬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카하라 토모미처럼 금전적 문제에 직면한 스타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 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진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배우 미우라 하루마(33)나 아시나 세이(36) 등이 최근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 전반에 충격을 준 바 있다.
1995년 싱글 앨범 '아이 빌리브,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I BELIEVE, keep yourself alive)'로 데뷔한 카하라 토모미는 1990~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J팝 스타다. 2015년 앨범 '롱 웨이 투 고(Long Way To Go)' 이후 가수활동이 뜸해졌고, 최근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유튜브 영상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