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케라톱스(Protoceratops)는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초식성 공룡이다. 몸길이 1.5~3m, 무게 40~180㎏의 아담한 크기로, 뿔이 없는 '미니 트리케라톱스'처럼 보인다.

이 프로토케라톱스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정교하고 화려한 목덜미 쪽 주름이다. 이에 대해 고생물 학자들은 적으로부터 목을 방어하는 방패 혹은 온도 조절 기능, 다른 개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과시용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 가장 타당하다고 인정받는 것은 화려한 꼬리 깃털을 가진 공작새처럼 경쟁자들을 제치고 짝에게 선택받기 위한, 즉 '성적 선택'을 위한 도구라는 설명이다.

더 크고 밝은 목 주름을 가진 프로토케라톱스가 실제 짝짓기에 성공했는지 증명하기는 어렵다. 런던 자연사박물관과 퀸메리대학교 연구팀은 목 주름의 성장과 변형에 대한 단서를 찾아 오늘날 보이는 동물들의 특징 및 패턴과 일치하는지 들여다봤다. 

연구원들은 프로토케라톱스의 두개골 사진 65장을 3D로 랜더링해 수백 장에 달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 두개골 모델은 생후 1일에서 성체 공룡까지 다양했으며,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목 주름의 성장률을 두개골의 다른 부분과 비교할 수 있었다.

프로토케라톱스의 목덜미 부근 주름은 공작새처럼 부채 모양을 하고 있다. <사진=MBClife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벨로키랍토르 VS 프로토케라' 캡처>

그 결과 연구팀은 목 주름의 진화적 변화가 나머지 두개골 부분과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목 주름이 두개골 전체의 진화를 따르기보다 성적으로 선택받기 위해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증거다.

또한 목 주름은 교미 대상으로 선택된 특성에서 흔히 볼 수있는 '상대성장'(allometry)' 패턴을 보여줬다. 상대성장이란 특정 신체 부위가 다른 곳보다 빠르게 커지는 것으로, 숫사슴의 뿔이 좋은 예다. 

다만 수컷과 암컷 사이의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자연사박물관 앤드류 냅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성적인 유혹을 위해 수컷이 깃털이나 소리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암컷 역시 똑같은 일을 한다"며 "목 주름의 암수차는 화석으로는 확이되지 않았지만 수컷 목 주름이 더 화려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프로토케라톱스의 화려한 목 주름이 공작새의 꼬리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결론 내린 이번 연구는 4일 로열 소사이어티 저널(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게재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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