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은 이미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그 악영향도 잘 알려진 편이다. 하루 8시간 정도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물론 혈압 상승, 면역체계 약화, 인지장애, 체중과 당뇨 위험 및 염증 증가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에 진행된 한 연구는 수면 시간뿐 아니라 수면 패턴, 즉 규칙적이거나 불규칙한 수면 습관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연구팀은 의외로 이 분야의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거나 그 영향이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시건대학교 신경과학자 스리얀 센 교수 등 연구팀은 npj 디지털 의학이라는 학술지를 통해 논문 '수면 매개 변수 및 우울증 위험의 일상적인 가변성: 수련의를 대상으로 한 연구(Day-to-day variability in sleep parameters and depression risk: a prospective cohort study of training physicians)'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타 직종보다 업무량도 많고 수면 패턴도 불규칙한 1년차 인턴 의사 2115명(평균 연령 27세)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 자료를 수집, 우울증과 관계를 들여다봤다.
실험실 기계보다 정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광범위하고 24시간 내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했다.
1년간 조사 결과 수면 패턴이 불규칙할 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이는 오래 자는 것 만큼이나 규칙적으로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센 교수는 "이번 결과는 우울증의 원인으로 수면 일관성이 그동안 과소평가됐던 점을 환기시킨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발판으로 향후 수면의 다양한 측면, 즉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총 수면시간, 수면 패턴 등에 따른 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취침이나 기상 시간은 물론 총 수면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없는 사람들, 예를 들어 어린아이를 둔 부모에게 연구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연구에 참가한 미시건대학교 신경과학자 유 팽 교수는 "후속 연구가 빨리 진행돼 우리 집 한살배기 꼬마가 매일 오전 8시21분 이전에는 엄마를 깨우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