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오래된 '반려동물 공동 묘지'가 발견됐다.

이집트의 고고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홍해의 서해안에 있는 이집트의 고대 항구 베레니체 지역에서 서기 1~2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동물 묘지를 발견했다고 최근 세계 고고학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을 기리기 위해 많은 동물들을 미라로 만들었지만, 이번에 발견된 묘지는 다르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에 참가한 고고학자 마르타 오시핀스카는 "굶주리거나 목이 부러진 미라 동물과는 달리 이 공동 묘지에 묻힌 동물 중 사람의 손에 죽었다는 징후를 보이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베레니체 동물 묘지 발굴 현장 <사진=마르타 오시핀스카>

이번에 발견된 동물은 모두 585마리로, 536마리는 고양이다. 이어 개가 32마리, 원숭이 15마리, 그리고 여우와 매가 각각 한마리다.

그 중 실제로 미라화된 동물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동물은 담요나 접시 등 임시로 마련한 관에 잠자는 자세로 누워 있다.

늙고 기형적인 고양이나 이빨이 없는 개 등 사냥이나 보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동물도 포함돼 있다. 이는 동물들이 반려용이었다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일부 고양이가 철이나 구슬로 만든 귀중한 목걸이를 차고 있었는 점도 지적했다. 또 주인에게 '고양이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적힌 도자기 조각도 발견됐는데, 이는 다른 누군가가 주인을 대신해 고양이를 '돌보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는 바스테트 여신상 <사진=pixabay>

오시핀스카는 "많은 학자들은 고대에는 '반려 동물'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발견은 인간이 오래 전부터 동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또 "특히 2000년 전 베레니체 항구는 외국 상인들이 희귀한 물건을 들고 들어온 곳"이라며 "상인들이 길고 먼 항해를 통해 어렵게 들고 온 것은 이집트인들이 사랑했던 고양이나 개, 원숭이였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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