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가 길기로 유명한 중국드라마에 대해 시진핑 정부가 일명 '한장령(限長令)'을 발령할지 주목된다.

대만 연합신문망은 11일 기사를 통해 드라마 회차를 40회 이하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중국국가광파전시총국에서 감지된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광전총국은 현재 중국드라마들이 광고를 노리고 회차를 너무 길게 편성한다고 보고 한장령을 준비 중이다. 회차가 지나치게 길면 이야기 몰입이 어렵고 뭣보다 광고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드라마들은 대부분 50회를 훌쩍 넘길 정도로 길다.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를 끈 저우쉰(주신)의 '여의전'은 무려 87부작이다. 장쯔이의 첫 드라마로 주목 받는 '제황업'도 80회다. 탕웨이의 첫 역사극 '대명풍화' 역시 60회로 예정돼 있다. 

중국드라마 회차가 이처럼 긴 것은 당국 판단대로 광고수익과 관계가 있다. 회차가 길면 광고수익이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드라마들은 인기 연출자나 감독, 배우가 출연했다 하면 대부분 길게 제작되는 실정이다. 

'여의전' 중에서 <사진=텐센트TV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如懿传《梅香如故》剧情版MV' 캡처>

이런 중국드라마 제작 트렌드가 다분히 시대 역행적이라는 지적은 업계에서도 이어져 왔다. 유튜브의 짧은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장편 드라마를 선호할 리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여의전'이 너무 길어 2배속으로 본다는 청년층도 많다.

중국 외의 국가들은 이미 드라마 회차를 줄이는 추세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만은 전부터 40회차 정도로 드라마를 제작한다. 일본은 10여회로 제작하고 길어지면 시즌제를 적용한다. 이 같은 시즌제는 일본이나 미국에선 이미 오래 전에 보편화됐다. 

사정이 이렇자 중국 콘텐츠 업체가 먼저 움직였다. 유쿠와 텐센트, 아이치이 등 3대 동영상 채널은 드라마 판권계약 시 40회 이하 작품과 주로 교섭한다고 제한을 걸었다. 광전총국 역시 '한장령' 카드를 꺼내리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 시선이 집중된다.  

현지 드라마 관계자는 "'한장령'이 시행될 경우, 중국드라마도 상중하로 나누거나 더 길면 시즌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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