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수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여겨지는 메갈로돈의 유영 속도를 추측한 실험에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메갈로돈은 연골어류인 관계로 이빨 외에는 이렇다 할 표본이 남지 않아 형태와 크기, 생태 등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 있다.

일본 도쿄공업대학 다나카 히로토 부교수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메갈로돈이 어느 정도의 속도로 물속을 헤엄쳤는지 보여주는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백상아리 전신 표본과 표피 채취 위치 및 X선 CT로 모델링한 방패비늘 <사진=도쿄공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백상아리 등 상어의 순린, 즉 방패비늘을 이용한 유체역학 실험을 통해 메갈로돈이 헤엄치는 속도를 추측했다. 상어나 가오리 등 연골어류는 경골어류와 형태가 다른 방패비늘을 갖는데, 연구팀은 백상아리 전신 표본의 17군데에서 표피를 채취해 순린의 형상을 X선 CT로 관찰했다.

다나카 부교수는 "백상아리의 방패비늘은 헤엄치는 방향에 따라 홈이 파진 리블렛(riblets) 구조를 하고 있다. 이 방패비늘 표면의 큰 돌기와 작은 돌기의 간격으로부터 최적의 유영 속도를 유체역학적으로 산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며 "순린 위쪽에 난 좌우의 작은 돌기는 고속 유영, 중앙의 큰 돌기는 저속 유영에 적합한 점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백상아리 방패비늘의 돌기를 확대한 그림. 큰 돌기가 안쪽, 작은 돌기가 바깥쪽에 분포하며 각각 저속 유영과 고속 유영에 적합하다. 화살표는 물의 흐름을 나타낸다. <사진=도쿄공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15m가 훌쩍 넘는 것으로 생각되는 고대 상어 메갈로돈은 지금까지 주로 백상아리를 토대로 연구돼 왔다"며 "학자들이 축적한 메갈로돈의 정보들을 최대한 이용해 유영 속도를 산출한 결과, 백상아리의 몇 배나 큰 거구에도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백상아리 방패비늘의 작은 돌기는 유영 속도 5~7m/s에 적합하고, 큰 돌기는 유영 속도 2~3m/s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실제 관찰된 야생 백상아리의 헤엄 속도에 가까운 값이다. 

영화 등 미디어 속에서 소비되는 메갈로돈. 거대하고 포악한 백상아리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로 해석돼 왔다. <사진=영화 '더 그레이트 샤크' 공식 포스터>

다나카 부교수는 "이 계산 방법을 백상아리와 비슷한 방패비늘을 가진 메갈로돈에도 적용했다"며 "방패비늘 화석의 돌기 간격과 추정 몸길이로부터 계산한 결과, 최적의 유영 속도는 작은 돌기는 5.9m/s, 큰 돌기는 2.7m/s로 백상아리의 최대 3.7배나 되는 몸길이에도 속도 차이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다나카 부교수는 "지금까지 학자들은 상어의 방패비늘이 헤엄칠 때 유체 저항을 줄여주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며 "우리 연구는 샘플 부족으로 여러 면에서 의문점이 남아있는 메갈로돈의 생태 중 중요한 사실을 들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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