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미 항공우주국(NASA)은 비행사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임무 효율을 올리기 위한 ‘강화 식단’을 선보일 계획이다. 

NASA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비행사가 섭취하는 우주식량(우주식)을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우주식은 비행사의 모든 상황을 고려해 만들어진다. 비행사들은 로켓 발사 시 엄청난 중력을 감당하며 날아올라야 하고 미중력 상황에서 오래 생활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 같은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야 하고 가끔 여러 위험이 도사리는 선외활동도 진행한다.

새로운 우주식 개발은 각 분야 전문가와 피실험자가 동원된 가운데 꼼꼼하게 진행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의 새로운 우주식은 과일과 채소가 하루 6회 이상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기억력과 판단력 향상과 항우울 작용이 기대되는 오메가 지방산을 포함한 어류는 일주일에 2~3회 공급한다.

연구팀은 피실험자 16명을 모집, 4명씩 그룹을 짜 폐쇄된 공간에서 45일간 머물게 하면서 새 우주식을 테스트했다. 그룹별로 기존 우주식과 강화식을 섭취한 뒤 침이나 소변, 혈액 등 검체를 분석한 연구팀은 콜레스테롤과 스트레스의 지표가 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우주식과 별도로 ISS에서는 가끔 피자 파티도 열린다. 미중력 탓에 관물대에 도우를 고정하고 토핑을 살살 얹어야 그리운 피자 맛을 볼 수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새로운 우주식을 섭취한 사람들은 인지력이나 정확성, 주의력 등 전체적인 두뇌 퍼포먼스도 향상됐다. 장내 세균총 검사에서는 음식물 분해나 면역기능 유지 등을 담당하는 세균총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ASA 관계자는 “우주 공간은 미중력 및 우주 방사선의 영향을 받는 등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라며 “새로운 우주식은 비행사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가를 높이는 한편, 맛과 종류도 늘려 식사가 갖는 기본적인 ‘먹는 즐거움’도 채워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우주비행사들에게 지급된 보편적인 우주식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우주식은 NASA뿐만 아니라 각국의 우주개발 기구가 협력해 제작하기도 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경우 비행사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일식을 즐기도록 낫토 등을 포함한 ‘우주 일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컵라면 원조 회사인 닛신이나 캐러멜로 유명한 모리나가 등 일본 민간 기업도 우주식 개발에 참여했으며, 이미 ISS에 반입되고 있다. 김치나 불고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도 미중력 환경에 맞춰 우주식으로 개발돼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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