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뒤덮은 거대 구름의 정체가 밝혀졌다.

'아르시아 몬스 화산의 거대 구름(Arsia Mons Elongated Cloud)'은 화성의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화성의 남쪽 아르시아 몬스 화산 위로 길고 밝게 뻗어나가는 이 구름은 1년에 한 번 주로 봄에 발생한다. 신기하게도 이 구름은 80일동안 매일 생성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지난 2018년 10월 처음 발견될 당시 큰 관심을 모았으나, 구름의 정체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몇 시간만에 사라지는 구름의 성질과 많은 화성 탐사선들의 궤도상에서 장시간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화성 남쪽에 길게 뻗은 거대 구름 <사진=유럽우주국(ESA)>

그러나 이번에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익스프레스 궤도 탐사선은 '화성 웹캠'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특수장비 '비주얼 모니터링 카메라(VMC)'를 이용해 처음으로 이 구름을 자세히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VMC는 화성에 추락한 영국 탐사선 '비글 2호'를 찾아내기 위해 설치된 구형 모델이지만 시야가 넓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과학 탐사용으로 용도를 바꾸며 구름 관찰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과학자들은 구름의 길이가 약 1800㎞, 지름이 150㎞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 아르시아 몬스 화산의 표면을 따라 강한 바람이 위로 밀려 올라가며 형성되는 '지형성' 구름으로, 지구에서도 볼 수 있는 유형이라고 판단했다.

또 해가 뜨기 전 형성됐다가 2시간30분간 놀라운 속도로 퍼져나간 뒤, 표면이 달아오르며 따뜻해지는 늦은 아침쯤에는 증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구상의 구름은 이 정도로 크거나 역동적이지 않다.

아르시아 몬스 화산의 거대 구름 조사 결과 <사진=유럽우주국(ESA)>

이밖에도 과학자들은 VMC를 이용해 화성의 먼지구름과 극지방 만년설의 변화 등도 관찰해 냈다.

ESA의 화성 익스프레스 담당 과학자 어거스틴 산체스-라비가는 "이제까지 많은 화성 탐사선은 궤도의 특성 때문에 오후까지 구름을 관측할 수 없었다"며 "이번 관찰은 거대 구름에 대한 첫 번째 세부 탐사임과 동시에 앞으로 VMC를 통해 이뤄질 화성 연구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찰 결과는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최신호에도 게재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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