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출산률이 사상 최고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교 연구팀은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의 쌍둥이 출산률 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2일 휴먼 리프로덕션 저널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쌍둥이 출산은 1980~1985년의 1000회 분만당 9회에서 2010~2015년 1000회당 12회로 늘어났다. 즉 30년 사이 쌍둥이 출산률이 30%나 증가했다.
매년 태어나는 쌍둥이 수는 1980년대 초 110만건에서 2010년대 초 160만건으로 42% 증가했다. 이 기간 중 전체 신생아는 8%만 늘어났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주요 선진국 출생률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라, 쌍둥이들이 눈에 띌 확률은 더 높아지게 됐다.
국가별 분석 결과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의 쌍둥이가 전 세계의 80%를 차지했다. 특히 아프리카는 1000회 분만당 17쌍의 쌍둥이가 태어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선진국의 증가세도 만만치 않다. 대륙별로 북미가 71%로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유럽(58%)과 오세아니아(46%)의 순이었다. 아프리카는 큰 변화없이 꾸준히 쌍둥이들이 늘고 있었다.
연구팀은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에서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임신 촉진제 등 의학 발전이 쌍둥이 출산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또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반면 아프리카에 쌍둥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것은 유전적 차이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아프리카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이란성 쌍둥이가 많이 태어난다. 일란성 쌍둥이의 출산율(0.4%)은 세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부유한 국가에서 태어난 쌍둥이와 저소득 국가에서 태어난 쌍둥이의 생존률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는 저소득 국가의 쌍둥이 출생률이 실제로는 더 높을 수 있다는 말이다.
라드바우드대학교 제로엔 스미스 교수는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20만~30만명이나 되는 쌍둥이가 형제나 자매를 잃는다. 따라서 실제 쌍둥이 출산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