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열릴 제93회 아카데미상 후보들이 발표된 가운데, 채드윅 보스만이 역대 세 번째 사후 아카데미상 수상자가 될지 주목된다. 

채드윅 보스만은 15일(현지시간) 진행된 올해 아카데미시상식 후보자 발표에서 영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Ma Rainey’s Black Bottom)’ 속 레비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블루스 가수 마 레이니와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공식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이로써 채드윅 보스만은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39),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84), ‘맹크’의 게리 올드만(63), ‘미나리’의 스티븐 연(38)과 수상을 다투게 됐다.

사망한 배우가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된 경우는 채드윅 보스만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7회다.

1930년 ‘편지’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진 이글스를 시작으로 ‘에덴의 동쪽’과 ‘자이언트’로 각각 1956년과 1957년 남우주연상 후보에 꼽힌 제임스 딘이 대표적이다. 1968년 스펜서 트레이시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피터 핀치가 1977년 ‘네트워크’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포함됐다. 2008년 사망한 히스 레저는 ‘다크나이트’ 속 조커로 이듬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 중 피터 핀치와 히스 레저는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채드윅 보스만이 수상에 성공한다면, 93년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 사후 수상의 주인공이 된다. 남우주연상 사후 수상자로서는 피터 핀치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왼쪽부터 안소니 홉킨스, 게리 올드만, 리즈 아메드, 스티븐 연 <사진=영화 '파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일 매너스' '버닝' 스틸>

물론 수상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경력이 있는 안소니 홉킨스나 게리 올드만은 누구나 인정하는 연기파다. 게다가 영화 ‘맹크’는 이번 시상식 최다부문(10개)에 노미네이트되며 넷플릭스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평단의 극찬세례를 받은 ‘미나리’ 스티븐 연의 수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채드윅 보스만은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꼽히는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로 이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실력은 일류이나 괴팍하고 변화무쌍한 성격의 레비로 인생연기를 보여줬다는 호평이 자자해 오스카 수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화 ‘42’와 ‘블랙팬서’ ‘어벤져스’ 시리즈,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등에 출연한 채드윅 보스만은 지난해 8월 28일 말기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은 오는 4월 25일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26일 오전 생중계된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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