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마지막 황제’가 최근 대만에서 재상영되면서 원작 영화에 얽힌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말 대만에서 재개봉한 영화 ‘마지막 황제’는 1987년 원판의 화질을 개선한 디지털 리마스터 버전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감독과 각본을 맡은 이 영화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배우 존 론(68)이 푸이를 열연했고 조안 첸(59)과 고 피터 오툴 등 연기파가 가세했다.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68)의 OST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푸이 역의 존 론(왼쪽)과 황후 역의 조안 첸 <사진=영화 '마지막 황제' 스틸>

제6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무려 9개 부문을 휩쓴 ‘마지막 황제’는 베이징 자금성 내에서 촬영이 허용된 최초의 외국영화이기도 하다. 현재 자금성은 하루 평균 5만명이 찾는 관광명소지만 영화촬영 당시에는 전면 폐쇄되기도 했다. 

푸이의 황제즉위식 장면은 촬영 준비 기간만 6개월이 소요됐다. 영화에 사용된 가발과 변발의 무게만 1t이 훌쩍 넘었다. 중국 고건축의 최고봉 태화전이 ‘마지막 황제’ 촬영을 위해 사상 처음 개방돼 시선이 집중됐다. 사실상 이 영화를 계기로 중국의 예술문화가 대외적으로 개방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금성을 개방해 촬영한 '마지막 황제' <사진=영화 '마지막 황제' 공식 포스터>

디지털 리마스터 재개봉과 관련, 황후를 연기했던 조안 첸은 “1986년 촬영에 합류하면서 처음 본 것은 어린 푸이와 친모의 이별 장면이었다”며 “마치 내가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온몸에 충격이 왔다. 33년 만에 다시 만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돌아봤다.  

푸이를 열연해 주목받은 존 론은 이 영화 이후 별다른 작품을 잡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모던스'와 '헌티드' 등 굵직한 할리우드 영화에 연착륙했으나 작품이 실패하면서 내리막을 탔다. 리롄제(이연걸, 55)와 제이슨 스타뎀(53)이 출연한 2007년 영화 '워'에선 개연성 없는 악역으로 출연해 아쉬움을 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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