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폭발물 탐지부터 암과 말라리아 발견까지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는 개의 후각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탐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하노버수의대학교 연구팀은 29일 국제저널 BMC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한 논문에서 개의 후각이 높은 확률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지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 훈련 받은 탐지견 8마리를 동원했다. 이후 인간의 타액과 기관으로부터 10~12개 샘플을 채취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유무를 검사한 뒤 훈련시킨 개에게 냄새를 맡게 했다.
무작위로 배치된 샘플 냄새를 맡은 개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양성 샘플을 83% 확률로 탐지했다. 음성 샘플의 경우 확률이 96%나 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대사 프로세스가 완전히 무너지는데, 이 차이를 개의 후각이 높은 확률로 분별한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샘플 냄새를 집중적으로 맡게 한 개를 감염이 우려되는 공항이나 국경, 대규모 시설에 배치하면 코로나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냄새로 코로나19 감염자를 찾아내는 연구는 각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8억원 규모의 연구를 통해 공항 등에서 활약하는 마약 탐지견이 코로나 감염자도 판별해낼 수 있는지 실험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거점으로 하는 한 민간기업은 공기 중의 분자화합물을 검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를 찾아내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탐지견의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영국 탐지견 훈련기관 메디컬 디텍션 독스(MDD)는 “개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게 아니라 주위 공기로 탐지하기 때문에 안전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