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조직을 투명화하면 내장과 신경구조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생물학자들의 오랜 꿈인데, 오스트리아의 한 대학 연구팀이 오징어나 물고기, 선충이나 도롱뇽 같은 선천적 투명 기술을 실험을 통해 재현해냈다.

빈의과대학교 연구팀이 1일 발표한 딥 클리어(DEEP-Clear)는 생체 조직을 화학약품으로 빠르게 세척하면서 색소를 제거, 여러 동물의 몸을 투명하게 변화시킬 수 있어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생물학 분야에서 내장이나 조직을 구성하는 각 세포의 해석은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표본을 얄팍하게 썰어 분석한 뒤 거기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3D 모델을 만들곤 한다. 다만 이는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불완전한 모델을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경세포처럼 온몸으로 뻗어나가는 것들은 이런 방법으로는 아예 재현하기도 힘들다.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조직 자체를 투명하게 할 방법을 찾아왔다. 보다 편하게 체내를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을 투명하기 만드는 기술은 이미 나와 있지만 종래의 기술로는 좀처럼 제거할 수 없는 색소가 있어 뇌 등의 기관이나 일부 동물 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몸이 투명한 해파리는 장기 조직이 다 보인다. <사진=pixabay>

‘딥 클리어’는 여러 화학약품을 사용해 투명 효과를 가속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학 처리 시간이 짧아 민감한 표본의 열화를 막을 수 있다. 깊이 있고 투명해진 표본에서는 중요한 생체분자를 검출할 수도 있다.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 폭넓을 뿐만 아니라, 여러 스케일로 이미지화할 수 있도 있다.

예컨대 신경세포의 결합이나 분열 중인 세포 클러스터 같은 정밀한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가 하면, 최신 광시트 현미경과 응용해 생물 전체의 3D모델을 순식간에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딥 클리어를 이용하면 인간이 진화로 잃은 것을 밝혀낼 날이 올 수도 있다”며 “딥 클리어로 인해 지금까지는 어려웠던 분자나 세포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충이나 물고기, 도롱뇽 등 중추신경계를 재생하는 흥미로운 능력이 있으면서도 별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생물들도 관찰할 수 있다”며 “사고로 인해 신체가 마비된 사람의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5월 29일자에도 실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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