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일곱 번째 푸른 행성 천왕성에서 최초로 X선이 관측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찬드라 X선 관측위성(Chandra X-ray Observatory)이 촬영한 천왕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X선이 처음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우주물리학 저널(JGR Space Physics) 최신호에도 소개됐다.
NASA는 지난 2002년과 2017년 찬드라 X선 관측위성이 포착한 천왕성 사진과 정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2002년 NASA는 토성과 천왕성, 해왕성의 X선 측정에 나섰는데, 천왕성만은 실패했다. 2017년 같은 시도에 나섰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NASA는 천왕성이 X선을 방출한 것 자체는 뜻밖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의 여러 행성에서 X선이 검출되고 있고, 혜성이나 위성도 마찬가지다. 천왕성의 거리가 지구로부터 아주 먼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X선이 관찰되지 않았던 것도 의외는 아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발견은 대단하지만, NASA는 천왕성이 어떻게 X선을 방출하는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애초에 천왕성이 X선을 방출한 것인지, 아니면 산란된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NASA는 태양계의 X선이 대부분 태양이 발생원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목성이나 토성은 이를 산란시키는데, 천왕성도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산란된 것 치고는 이번에 관측한 X선의 양이 너무 많아 몇 가지 가설이 세워졌다. 우선 천왕성의 고리다. 천왕성은 태양계 행성 중 토성 다음으로 크고 복잡한 고리를 가졌는데, 아주 다양한 크기의 먼지 입자들로 구성된다. 천왕성 주변은 전자와 양성자 같은 전하를 띤 입자가 둘러싸고 있고, 이것들이 고리와 충돌하면서 X선을 발생시킨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천왕성의 오로라다. 오로라가 일어나도 X선이 방출된다. 오로라는 태양 대전입자 일부가 지구 자기장에 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분자와 반응해 빛을 내는 현상이다. 지구뿐 아니라 목성, 화성, 토성, 심지어 혜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천왕성의 오로라는 2017년 NASA가 공개한 적이 있다. 보이저 2호가 1986년 촬영한 천왕성 사진과 허블우주망원경이 30여년 뒤 촬영한 사진을 합성하면서 신비한 천왕성 오로라가 드러났다.
보이저 2호의 공으로 많은 비밀이 드러난 천왕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개성이 넘치는 행성이다. 자전축이 97.8°로 기울어져 공이 지면을 구르듯 자전하며, 대기 중의 황화수소 때문에 썩은 달걀 같은 악취를 풍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