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인해 우주 쓰레기가 늘고 하늘을 밝혀 우주탐사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최근 잇따르자, 위성의 좋은 역할을 강조하는 과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학 전문 매체 '컨버세이션'은 최근 스코틀랜드의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 전자전기공학 연구원 시아라 맥그래스가 설명하는 '위성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6가지 방법(Six ways satellites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지구궤도에는 거의 3000개에 달하는 위성이 존재한다. 기술 발전으로 위성 제작 비용이 점차 줄고 더 작은 위성이 늘면서 이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위성이 떠 있으면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위성은 우리에게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신이나 일기예보처럼 상식 수준의 것 말고도 우리 인생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GPS 3 위성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결제 서비스
커피 한 잔 값을 내기 위해 각종 결제서비스를 이용하거나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것조차도 위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제로 수백억 원 대의 주식시장 거래부터 넷플릭스 월간 구독까지 모든 금융거래는 보안을 위해 위성 위치파악 및 시간제공 서비스에 의존한다.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은 약 2만㎞ 궤도를 돌며 지속적으로 전화나 컴퓨터와 통신,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알려준다. 위성항법장치(GPS)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와 러시아 글로나스(GLONASS)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런 위성 서비스는 금융거래의 원활한 흐름에 일조한다. 타이밍이 어긋하면 돈이 한 사람의 계좌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다른 사람의 계좌에 입금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이 몇 초 만에 급격히 변동하는 주식 거래에서 특히 문제가 되지만, 전 세계 금융 기관의 보안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인명구조
독일 회사 오로라테크(OroraTech)는 다양한 위성 데이터를 이용해 화재 발생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적외선 이미지에 나타나는 뜨거운 지점을 식별하고 바람을 측정해 화재 경로를 예측하며 지형 및 초목지도를 사용, 소방관이 대응하도록 돕는다. 인공위성의 데이터는 열대성 폭풍을 모니터링하고 경로를 예측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 2000년 17개국이 비상시 위성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현재까지 60개 이상의 위성에서 얻은 데이터가 126개국의 재난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700여회 동원됐다. 

■범죄 행위 발각
위성 데이터는 수사기관이나 각종 단체, 언론 등에게 중요한 정보원이다. 불법 삼림 벌채 문제를 해결하고, 전범 기소를 가능하게 했으며 말레이시아 항공 MH17 격추와 같은 정부 조작을 폭로했다.

갈릴레오 위성 <사진=유럽우주국(ESA)>

■해적 색출
일정 크기 이상의 모든 선박은 1분마다 위치를 알려야 한다. 해안 근처에서는 이런 신호를 안테나로 감지할 수 있지만, 선박이 바다 한가운데 있을 때 이런 신호는 위성이나 근처의 다른 선박에 의해서만 수신될 수 있다. 해적이나 불법 조업 어선은 탐지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신호를 끈다. 하지만 위성은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를 통해 어두운 바다 속에서도 선박을 식별한다. 이런 이미지와 탐지된 무선 장치의 위치를 ​​비교함으로써 의심스러운 배를 당국에 알릴 수 있다.

■멸종 위기종 발견
초고해상도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우주에서 찍은 이미지에서 고래와 코끼리와 같은 동물을 식별하고 숫자를 파악할 수 있다. 밀렵이나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려는 환경단체들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특히 극지나 오지처럼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더욱 유용한데, 얼마 전 얼음 위의 남은 똥의 양을 측정해 펭귄  군락지 규모를 추정해냈다.

■새로운 생명체 탐사
지구궤도를 도는 모든 위성이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은 아니다. 일부 위성은 우주를 바라본다. 행성에서 우주생명체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향후 인류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행성은 별과 달리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별 주위를 지나갈 때 발생하는 그림자를 통해 그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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